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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누가 IPTV의 발목을 잡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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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수 KT 사장이 송년기자간담회에서 IPTV 도입 지연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부의 정책지연 때문에 IPTV 상용화가 늦어졌고, 관련장비가 외산에 점령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름이 끼쳤다는 것이다.

KT는 IPTV 상용화 및 콘텐츠 확보에 2천900억원, 광대역통합망(BcN) 등 네트워크 고도화에 1조2천억원, FTTH 등 가입자망 구축에 4천억원 등 내년에 총 2조8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밝힌 남 사장의 의중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에 관계부처들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IPTV 법제화가 지연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지난 11일 국조실이 주최한 '방송통신위원회설립법안' 공청회 자리에서도 "법안에 문제가 많지만 IPTV 등 산업에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조속히 입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였다.

어차피 국회에 가면 위원구성 문제나 부처간 소관직무 분장, 우정독립 여부 등 핵심쟁점이 논의될 것이니, 법안을 먼저 국회에 던지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IPTV법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논리도 된다.

그러나 '기구설치법안'과 무관하게 IPTV법은 일정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와 국무조정실은 내년 2월중 IPTV 도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일정을 정했다. 정통부와 방송위가 핵심쟁점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융추위가 직접 나서 관련 정책을 만들겠다는 큰 틀의 합의도 있었다.

동시에 기구설치법안이 융합논의의 본질에서 벗어난 채 통과된다면, 방송과 통신 당사자간 갈등으로 인해 IPTV 법안이 만들어지더라도 사업이 순탄하지 않을 게 자명하다.

SK텔레콤은 위성DMB 사업과 관련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방송법개정안을 국회통과시켰지만, 통신자본에 대한 방송계 우려 때문에 지상파방송 재전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해 와이브로 상용화 시점을 두고 KT와 SK텔레콤은 2006년 4월이냐 6월이냐에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2006년 말 현재 당시의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시범서비스수준일뿐더러 KT도 와이브로는 HSDPA의 보완재일뿐이라고 고백했다.

IPTV 역시 마찬가지다.

상용화시점 보다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마음껏 참여해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들이 그속에서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콘텐츠의 자유로운 유통이 보장되면 IPTV 활성화도 순식간에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KT가 상용화에 목말라 하는 IPTV 역시 수평규제시대의 적합한 규제틀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KT가 인적·물적 투자를 얼마나 할 지, 융합서비스 제공을 위해 방송관련 기업들과 제휴의 물꼬를 어떻게 틀 지도 IPTV 활성화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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