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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HD)방송, 'PP 따로 SO 따로'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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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HD(고화질)급 채널 송출이 연내 속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정작 HD급 디지털케이블 서비스를 즐기는 가입자가 많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우려된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는 연내 각각 4개 채널씩 HD로 전환한다. 온미디어는 이미 HD방송을 송출중인 스토리온을 비롯해 OCN과 캐치온, 수퍼액션 등을 HD로 전환할 예정이다. 온미디어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HD 송출시스템을 완료하고 다음 달 초부터 각 SO의 사정에 따라 HD 신호송출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CJ미디어 역시 지난 달 선보인 채널 tvN을 비롯해 채널CGV와 XTM, 올'리브네트워크 등 총 4개를 다음 달 말부터 HD로 전환한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는 연내 이 채널들의 HD 편성율을 15%~17%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30~40%로 이 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HD로 전환하기로 한 채널들은 모두 시청가구수 1천만 안팎의 인기채널들로, 일단 이 채널들의 HD 전환이 시작되면 HD급 서비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은 물론, 디지털케이블에 대한 시청자 선호도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J미디어 관계자는 HD 채널 전환 배경에 대해 "송출 장비나 제작에 들어가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적극 나서기 힘들었지만, 케이블 방송업계가 'HD 전환'을 부르짖고 있는 상황이라 그나마 투자 여력이 있는 MPP들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실제 HD급 디지털케이블 서비스의 확산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디지털케이블 전환은 지난 해 2월부터 시작됐지만 이는 SD(표준화질)급이었다. HD급 서비스는 지난 9월 CJ케이블넷이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나마 CJ케이블넷의 HD 서비스 가입자는 500가구에 불과한 상태. CJ케이블넷 관계자는 "시범서비스로 셋톱박스를 공급한 2천 가구 중 유료로 전환한 비중이 500가구 정도"라고 설명했다. 결국 HD 케이블 채널이 많아지더라도 지금 당장 HD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가입자는 1천 가구도 안된다는 얘기다.

◆SO-PP의 HD전환 가속, 내년은 돼야

물론 HD급 디지털케이블 서비스가 빨리 확산되지 않는 것을 온전히 SO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HD로 전환된 케이블 채널들이 많다면 HD 상품의 매력이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상파를 제외하고는 HD 신호를 송출하는 PP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SD급의 디지털케이블 상품과 차별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HD 상품을 시청자에게 마케팅해야 하는 SO들도 난감해하고 있다.

큐릭스의 한 관계자는 "HD채널이 별로 없는 현 상태로는 HD 상품의 채널 구성이 SD급 서비스와 다를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추가 비용을 받을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SD급 셋톱박스에 비해 50% 이상 비싼 HD급 셋톱박스를 보급하면서도 추가 요금을 받아낼 수 없어 SO측에서도 HD급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힘들다.

결국 'HD 전용 PP 부족 → HD급 서비스에 대한 매력 반감 → 시청자 외면 → HD급 서비스 확산 속도 저하 → HD급 서비스에 필요한 투자 감소 → PP들의 HD 전환 속도 감소' 등으로 악순환이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케이블 방송업계에서는 디지털케이블의 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HD 서비스를 꼽고 있기 때문에 내년쯤이면 SO들의 HD급 서비스 마케팅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MSO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편성에 변화를 줘서 HD급 서비스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그러한 측면에서 일부 채널의 HD 전환 시작은 HD 서비스 확산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SO의 디지털 전환과 PP의 HD 채널 전환은 한 쪽에서만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SO든, PP든 과감한 선투자와 마케팅으로 HD 바람을 이끌어내는데 앞장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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