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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스팟 인수한 구글, 목표는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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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위키(wiki) 기반 협업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잣스팟(JotSpot)을 손에 넣었다. 최근 들어 텃밭인 검색시장을 넘어 전방위 공세를 퍼붓고 있는 구글 얘기다.

물론 구글이 실리콘밸리의 한 신생업체를 인수한 것은 그리 특별할 것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워낙 돈이 많은 터라 조그마한 회사 하나쯤 인수하는 것은 뉴스 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잣스팟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 가를 곰곰히 살펴보면 구글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로 설립 3년째를 맞는 잣스팟은 협업 플랫폼인 위키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 쪽에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 이 회사는 지난 7월 인터넷에서 스프레드시트나 각종 문서, 사진 앨범 등을 편집할 수 있게 하는 위키 애플리케이션 새 버전 `잣스팟 2.0'을 공개한 바 있다.

이쯤 되면 구글이 왜 잣스팟을 인수했는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구글은 오피스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조금씩 압박해오고 있는 것이다.

◆ 올해 초부터 오피스 제품 속속 선보여

여기서 잠시 시간을 몇 개월 전으로 되돌려보자. 한국 국민들이 WBC 야구 열기에 한껏 취해 있던 지난 3월, 구글은 웹 기반 워드프로세서인 라이트리(Writely)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6월에는 웹 기반 스프레드시트 애플리케이션인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소프트웨어를 인스톨하는 대신 웹 브라우저를 통해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스프레드시트로 작성한 문서는 구글의 컴퓨터에 저장하게 되며, 웹을 이용해 여러 명의 사용자들이 같은 스프레드시트를 동시에 편집할 수도 있게 됐다.

물론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아직까지는 초보적인 기능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만 빼고나면 제품 성능 면에서는 MS의 자랑인 엑셀에는 훨씬 못 미친다.

구글도 당시 스프레드시트를 발표하면서 "아직은 차트를 만들거나 스프레드시트 안에서 데이터를 끌어다 놓는 등의 복잡한 기능은 빠진 단순한 서비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이 노리는 것은 엑셀 고급 사용자들이 아니다. 실제로 상당수 사용자들은 기본적인 기능 외에는 잘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구글 측이 거듭 "MS와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 하다. MS가 구글의 텃밭인 검색 시장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처럼 구글 역시 MS의 아성인 오피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 잣스팟은 위키 기반 애플리케이션 강점

이번에 구글이 인수한 잣스팟은 MS 오피스 프로그램인 워드와 엑셀 기능을 온라인 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웹 기반 오피스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인 셈이다.

잣스팟의 창업자는 초기 웹 검색 분야의 강자인 익사이트를 만들었던 조 크라우스와 그레이엄 스펜서. 크라우스와 스펜서는 지난 2003년 자본금 30만 달러로 잣스팟을 창업했다.

이들은 불과 1년 뒤인 지난 2004년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메이필드 펀드와 레드포인트 벤처스로부터 420만 달러를 유치하는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크라우스는 구글과의 인수 협약을 발표면서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정보를 만들고 관리하고, 그리고 공유하도록 한다는 비전 면에서 구글과 우리는 서로 잘 통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잣스팟의 프로그램들이 협업 소프트웨어인 위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협업 소프트웨어인 위키는 네티즌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토대가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게 되면 구글의 잣스팟 인수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앞으로 구글 오피스 프로그램 이용자들은 웹 기반 워드프로세서인 라이트리를 이용해 공동으로 문서를 작성할 수도 있으며,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각종 이미지를 만든 뒤 이를 구글 맵을 비롯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이쯤되면 웹 2.0 전도사들이 강조하는 매쉬업(mash-up)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 장난일수도 있지만, 구글이야 말로 대표적인 '웹 2.0 회사' 아닌가?

◆ 기대되는 양대 IT 지존의 한판 승부

구글 측은 아직까지 잣스팟의 위키 기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독립적으로 개발작업을 진행할 수도, 또 구글의 자체 시스템 안에 잣스팟을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의 최근 행보에 대해 MS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응수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만으로는 '오피스 왕국'인 MS가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나 MS가 정보기술(IT) 시장의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늘 '패러다임'을 바꾸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구글의 최근 '오피스 공세'가 예사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MS가 누구인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해낼 것이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MS가 자신들의 텃밭이 파헤쳐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리는 만무하다.

게다가 MS는 이미 '로터스 노츠'를 개발했던 '천재 개발자' 레이 오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전진 배치하면서 웹 기반 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로터스 노츠는 기업용 컴퓨팅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협업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소프트웨어로 꼽히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협업 개념은 혁명적인 발상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덩달아 레이 오지에게는 '타고난 개발자'라는 찬사를 안겨준 명작으로 꼽힌다.

그 동안은 MS가 자신들의 안방을 기웃거리는 것을 불쾌한 시선으로 감내해야 했던 구글. 하지만 이제는 그들이 MS의 안마당에 깃대를 꽂으려 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펼치게 될 승부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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