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넷피아가 '한글키워드(혹은 한글인터넷주소)사업'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국내 네티즌들의 인터넷 사용습관도 바뀔 전망이다.
KT가 이긴다면 인터넷주소창에 한글단어를 입력하면 특정 사이트로 가는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는 사실상 크게 위축된다. KT는 KTH와 한글인터넷주소의 의미 불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의 단어를 1:N으로 연결하는 방식(키워드검색)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넷피아가 이긴다면 주소창은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넷피아는 주소창에 한글을 치면 특정 사이트로 이동하는 모델(1:1연결)이 네티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만큼, 유지돼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법원이 한글키워드(한글인터넷주소)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고 KT와 넷피아간 계약유지(혹은 해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 지 주목되고 있다.
또 그 판단은 ▲ 기존 서비스에 문제점이 있는 지 여부와 ▲ 그 문제점을 KT가 KTH와 한글키워드검색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KT와 넷피아는 이들 쟁점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한글인터넷주소, "문제많다" vs "아니다"
넷피아가 KT와 제휴해 지난 2000년부터 제공해오던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와 관련 KT는 일반명사에 대한 고가판매, 의미미부합문제, 등록강권 문제 등이 발생해 '한글키워드'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넷피아는 '한글인터넷주소'에 대한 KT의 비판은 영문도메인에서도 발생하는 스쿼터의 문제로 한글인터넷주소의 약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KT와 '한글키워드검색'을 준비중인 KTH 측은 "넷피아는 최초 등록시 등록 및 1년 사용료로서 연 19만8천원을 받고 그 이후 연장때마다 연간 9만9천원을 받는데, 이는 국제도메인기구인 ICANN의 사용료보다 10배~20배에 이르는 높은 가격"이라며 "특히 넷피아는 일반명사를 유보어를 지정해 경매방식으로 팔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선접수 선등록 방식은 "지금 어떤 사람이 귀사의 상호(또는 상표)를 한글인터넷주소로 선점하고자 하니 며칠 내에 등록하지 않으면 이를 등록시켜 줄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넷피아 레셀러들의 강권영업으로 연결돼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넷피아는 "넷피아의 등록비가 ICANN보다 비싼 것은 벤처기업으로서 한글인터넷주소를 개발하면서 들인 비용에 대한 보상차원이고, 유보어 판매는 이벤트 행사로 한번 진행했다 곧 접은 서비스인데 이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넷피아는 "일부 리셀러들의 강권영업이 넷피아의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월 4억원씩 매출에 기여했던 KT돔에 대해 계약해지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글키워드검색 , "불편하다" vs "아니다"
KT는 한글인터넷주소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주소창에 한글을 쳤을 경우 KTH 파란 검색페이지로 넘어가는 키워드검색서비스로 바꿔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넷피아는 한글인터넷주소의 의미미합치 문제는 일반 인터넷도메인에도 있는 것이고, 네티즌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1대1 방식으로 한글주소서비스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KTH측은 "KT와 한글키워드 서비스를 하게 되면, 공공영역 등 몇몇 키워드를 제외하고는 선접수 선등록 원칙을 최소화해 의미 미부합 사례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기타 일반명사나 다른 키워드들에서는 1:N방식의 연결을 제공해 사용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더욱 풍부한 검색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해사이트에 대한 등록거부, 연결차단 등을 반영해 미성년자의 성인사이트 및 유해정보 접근 차단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고, IP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검색, 지역정보 제공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대해 넷피아측은 "KT는 한글인터넷주소를 한글키워드검색으로 바꿔 KTH 파란의 검색쿼리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한다"며 "예를들어 한국방송공사, KBS, 방송공사 등을 모두 1대1로 연결하기 보다는 일단 파란 검색페이지로 넘어가게 하는 데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KT의 DNS(도메인네임시스템)의 지배력을 이용해 검색시장을 확대하려는 계획은 바뀌어야 한다"며 "한글인터넷주소가 죽고 한글키워드만 남게 되면 주소창에 한글을 치고 단번에 특정사이트로 가려는 네티즌들이 불편하게 파란사이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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