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다 돼가는 늦은 밤. 보통 직장인들은 넥타이를 풀고 집에서 쉴 시간이지만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그레텍은 이 때가 가장 바쁜 시간 중 하나다.
그레텍의 동영상 서비스인 곰TV로 영화나 방송을 보려는 사용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 그레텍의 전산실은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 모니터링에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워낙 단위가 큰 데이터들이 오가다 보니 시스템의 부하가 한계치에 가까워 온다는 경고가 연신 울린다.
부하 집중의 가장 빠른 해결방법은 서버를 증설하는 것이기에 늦은 시간이지만 그레텍은 자사에 서버를 공급하고 있는 KTNF에 전화를 건다. 곧이어 달려온 KTNF는 자사 블레이드 형 서버인 '브릭 서버'로 벽돌을 끼워 넣듯 서버 증설을 순식간에 끝내고 서버 부하를 해결한다.
◆블레이드 앞지른 '브릭'서버로 포털 공략

그레텍 외에도 넥슨,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대형 포털 업체들은 KTNF의 서버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시스템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KTNF가 척척 해결해냈기 때문.
이름조차 생소한 KTNF라는 국산 서버 회사가 국내 대형 온라인 기업들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한 몫을 담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기술력이 KTNF의 생명입니다."
이중연 KTNF 사장(사진)의 설명이다.
"대만에서 들여온 서버 마더보드에 인텔 프로세서를 붙여서 서버 섀시에 이름만 새겨 넣으면 그게 그 회사의 브랜드 서버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회사가 아니면 누구도 제공할 수 없는 기술이 녹아있는 서버를 만들 수 있어야 기술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장은 지금도 매출의 10% 이상은 순수 연구 개발 비용으로 투자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무리 매출이 늘어나도 개발 비용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NF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는 바로 그레텍에 공급된 바 있는 브릭 서버다. 국내에 블레이드 서버에 대한 개념이 확산되기 전에 이중연 사장은 브릭 서버를 개발, 공급했다.
그레텍과 같은 인터넷 포털이나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부하가 집중될때 시스템을 신속하게 확장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스템의 공간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도 필요했다.
이에 납작한 랙 마운트형과 데스크톱 형태의 타워형 두 가지 형태로만 디자인 되던 서버를 옆으로 세운 형태로 디자인하고, 섀시에 끼워 넣기만 하면 시스템 확장이 완료되는 서버를 개발했다. 이중연 사장은 그 형태가 마치 벽돌과 같다하여 '브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블레이드 서버의 확산과 함께 브릭 서버도 블레이드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지만 KTNF만의 독특한 색깔은 잃지 않았다는 것이 이 사장의 설명이다.
◆자체 브랜드 NH 인지도 확대에 총력

2002년 2월 KTNF라는 법인을 설립한 이후 기가바이트, 수퍼마이크로, 삼성전자 서버 사업부 등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공급한 것은 물론 2005년 11월에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듬해 3월에 단독 연구소로 확장한 것만 봐도 기술력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는 이 사장의 말을 뒷받침 할 만 하다.
이와 함께 KTNF의 서버는 보안 어플라이언스용 장비로 오히려 더 많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 KTNF의 전체 매출 중 70%가 넘는 금액이 이 부분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사장은 KTNF라는 회사의 이름, 이 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의 이름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장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네오헤르메스(NH)'라는 자체 서버 브랜드를 발표했다. 올해와 내년에는 이 NH 시리즈에 집중해 KTNF와 NH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것이 이 사장의 계획이자 각오다.
"현재 국내에서 서버 보드를 직접 디자인하고 자사 기술을 녹여 서버를 제작하는 순수 토종 서버 업체는 KTNF, 그리고 메모리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기술력에 누구보다 자신감을 보이는 이중연 사장.
IBM과 HP 같은 골리앗 업체들의 미간을 노릴 다윗이 되자는 것이 KTNF의 방향이라며 이 사장은 눈을 빛낸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