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SK텔레콤(대표 김신배 www.sktelecom.com)의 보조금 분담 요구를 거절하면서 양사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단말기 보조금 공동 분담 거절에 대한 보복조치로 SK텔레콤 일선 대리점에 유통단말기의 보조금 지급 금지와 할부거래를 금지시켜 사실상 삼성전자의 휴대폰 직접 유통이 원천 봉쇄됐다.
대리점에 유통되는 휴대폰 중 일부는 SK네트웍스를 거쳐 유통되고 다른 일부는 소위 '유통단말기'라 불리며 삼성전자에서 직접 공급되고 있다. SK네트웍스를 거치지 않고 유통되기 때문에 먼저 판매하고 후에 SK텔레콤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이로 인해 '유통단말기'는 대부분 재고 물량이나 저가형 휴대폰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휴대폰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일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3년 7월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슬라이드폰 SCH-E170 이 출시되자 마자 SK텔레콤에서 할부 판매를 막아놓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시중에서 구입하기가 어려웠던 일이 있었다.
SCH-E170은 삼성전자의 첫 슬라이드폰으로 그 후에도 오랫 동안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다. 거의 석달 동안 계속된 할부판매 금지로 인해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구매해야 했다.
테크노마트의 한 휴대폰 매장의 직원은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대폰인 SCH-E170을 한동안 판매하지 못했다"며 "제조사와 이통사간의 힘겨루기에 결국 피해보는 것은 대리점과 소비자 뿐"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휴대폰 판매의 90% 이상이 할부판매인데 아예 전산상으로 막아놓아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현재는 고객들에게 다른 제조사의 휴대폰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에 의해 삼성전자의 직접 유통이 봉쇄된 휴대폰은 SCH-E470, SCH-S350 등의 저가형 휴대폰들로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들이다.
매장에서 만난 양기선(27세)씨는 "어머님 휴대폰을 바꿔드리기 위해 삼성전자 제품을 구입하려 했는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고 할부판매도 안 된다는 얘기에 다른 회사의 휴대폰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제조사와 이통사간의 힘겨루기도 좋지만 정작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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