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풍과 같이 일어났던 코스닥시장의 우회상장이 올 해는 대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작년 100여개 저가기업들이 우회상장과 관련된 인수합병(M&A)을 진행해 이제 대상기업이 줄어든 데다, 기업의 평가가치까지 급등하고 있기 때문. 또 내달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금융당국의 규제안도 우회상장을 감소시키는데 한 몫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 유가증권시장 20~30개 기업 우회상장 대상될 수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발전연구회 간담회에서 굿모닝신한증권의 박동명 연구원은 '우회상장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동명 연구원은 "코스닥기업의 경우 지난해 100억원 안팎의 회사들이 우회상장의 대상이 됐던 것과 달리 올 해는 200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바뀌면서 가격부담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마땅한 매물 찾기가 힘들어 지면서 그 대안으로 올해는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이 우회상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최대주주가 바뀌거나 액면분할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며 "올 20~30개 유가증권시장 기업이 우회상장을 위한 M&A 대상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박 연구원은 우회상장 관련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3~4월 중 우회상장이 마지막으로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 30억~60억원 정도의 우회상장 관심종목으로 일야하이텍, 로지트, 카이시스, 오공, 한우티엔씨 등 5개 종목을 꼽았다.
◆합병비율 1대 13~15...장외기업 미래가치 지나치게 높게 잡아
우회상장의 문제로 장외기업이 수익가치를 지나치게 부풀려 합병에 있어 상장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을 부여받았다는 점이 부각됐다.
◇합병&주식교환 대상기업 본질가치 및 주당평가가치 내역상장기업 | 코드 | 비상장기업 | 본질가치 | 자산가치 | 수익가치 | 평가가치 | 추정2차년도 | ||
매출액 | 영업이익 | 순이익 | |||||||
반포텍 | 036260 | 스타엠엔터 | 322,923 | 49,877 | 504,954 | 226,046 | 53,117 | 7,917 | 7,917 |
스펙트럼 | 040740 | 태원엔터 | 62,965 | 25,365 | 88,031 | 44,075 | 17,090 | 2,077 | 1,222 |
호신섬유 | 016040 | 디에스피엔터 | 8,436 | 818 | 13,514 | 8,436 | 33,197 | 5,352 | 3,804 |
팬텀 | 025460 | 이가엔터 | 342,492 | 157,960 | 465,514 | 342,492 | 7,907 | 342 | 261 |
팬텀 | 025460 | 우성엔터 | 27,740 | 9,064 | 40,191 | 27,740 | 14,764 | 361 | 195 |
이스턴테크 | 051530 | 굿엔터 | 460,411 | -23,815 | 783,228 | 460,411 | 16,529 | 1,045 | 733 |
두리정보 | 053170 | 튜브픽쳐스 | 1,463,356 | -140,123 | 2,532,342 | 1,170,684 | 55,163 | 5,217 | 3,744 |
팬텀 | 025460 | 플레이어엔터 | 215,390 | -22,267 | 373,812 | 150,766 | 26,337 | 4,112 | 2,994 |
최근 장외기업과 장내기업의 합병 시 합병비율은 장외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1대 13~15로 결정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가치산정에 있어 2년 후 5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 2편을 만들겠다며 미래가치를 높게 추정해 제시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이 때문에 기존 장내기업에 투자했던 이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나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우회상장한 기업들 가운데 자본금 10억원 미만은 물론, 자본잠식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튜브픽쳐스는 자기자본이 -14억원이면서도 1주당 평가가액으로 117만684원을 산정했고,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도 자기자본은 -22억원인데 1주당 평가가액으로 15만766원을 기록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우회상장과 관련 유명 연예인은 회사의 수익성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 인기스타의 경우 소속사와 수익을 나누는 비율이 9대 1, 심지어 10대 0(소속사가 전혀 소득을 가져가지 못하는 것)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우회상장이 활발했던 지난 1999~2000년의 경우도 우회상장을 했던 기업들의 가치가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경우는 IHQ, CJ엔터테인먼트 정도로 불과 10%에조차 미치지 못했다"고 충고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대상기업 재무·외부평가 현황
상장기업명 | 장외기업명 | 자산 | 부채 | 자본금 | 자기자본 | 1주당 평가가액 |
호스텍글로벌 | 이김프로덕션 | 14 | 13 | 0.5 | 1 | 909,151 |
코닉테크 | 초록뱀엠앤씨 | 36 | 31 | 13 | 5 | 33,600 |
여리 | 아이스타시네마 | 22 | 17 | 5 | 10 | 96,240 |
컴텍코리아 | 이관희프로덕션 | 19 | 1 | 10 | 18 | 121,000 |
튜브미디어 | 펄엔터 | 31 | 17 | 3 | 14 | 129,033 |
지세븐소프트 | 모델라인엔터 | 12 | 2.8 | 6 | 9.2 | 37,501 |
반포텍 | 스타엠엔터 | 0.4 | 0.2 | 0.5 | 43 | 226,046 |
포이보스 | 컬쳐캡미디어 | 18 | 12 | 2 | 5 | 50,000 |
엠에이티 | 엠플랜엔터 | 57 | 3 | 102 | 54 | 12,500 |
인터링크 | 만인에미디어 | 50 | 22 | 7 | 28 | 63,954 |
팬텀 | 우성엔터 | 76 | 65 | 5 | 9 | 27,051 |
엠에이티 | 브로딘엔터 | 64 | 9 | 55 | 55 | 12,500 |
호신섬유 | 디에스피엔터 | 36 | 33 | 10 | 20 | 460,411 |
팬텀 | 이가엔터 | 58 | 41 | 0.5 | 16 | 331,208 |
스펙트럼DVD | 태원엔터 | 221 | 181 | 0.7 | 38 | 44,075 |
케이앤컴퍼니 | 케이앤엔터 | 81 | 34 | 83 | 48 | 5,000 |
바른손 | 튜브매니지먼트 | 12 | 2 | 13 | 10 | 5,000 |
태화일렉트론 | 스마일매니아 | 10 | 4 | 0.5 | 6 | 65,000 |
에이트픽스 | 튜브투엔터 | 137 | 177 | 50 | -40 | 5,000 |
포이보스 | 지엠기획 | 57 | 92 | 12 | -34 | 1,907 |
소프트랜드 | 웰메이드엔터 | 10 | 11 | 0.5 | -1 | 15,000 |
호스텍글로벌 | 씨앤필름 | 29 | 40 | 10 | -11 | 11,250 |
나코엔터 | 티엔터 | 69 | 87 | 10 | -18 | 48,839 |
팬텀 | 플레이어엔터 | 40 | 39.5 | 0.5 | -22 | 150,766 |
씨지아이 | 서세원프로덕션 | 22 | 29 | 10 | -7 | 27,273 |
유아원 | 에이트픽스 | 113 | 116 | 24 | -3 | 5,000 |
두리정보통신 | 튜브픽쳐스 | 43 | 47 | 0.5 | -14 | 1,170,684 |
이스턴테크 | 굿엔터 | 27 | 32 | 1 | -5 | 460,411 |
여리 | 트라이펙타엔터 | 23 | 25 | 3 | -2 | 55,000 |
쇼이스트 | 엠에이티 | 297 | 336 | 1 | -38 | - |
◆"조회공시 번복행위 제한 60일로 늘려야"
이같은 우회상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시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M&A 관련 루머나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로 부인의사를 밝힐 경우 사안에 따라 15~30일까지 이를 번복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이 너무 짧게 특이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가 이를 뒤집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는 만큼, 조회공시에 대한 부인 후 60일 동안은 증자나 M&A 관련 공시를 하지 못하도록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박 연구원은 또 장외기업들이 향후 수익가치를 높게 잡아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가져감으로써 상장기업 주주들의 부를 침해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가치를 높게 잡은 상태에서 이를 달성치 못했을 경우 강력한 사후제제를 가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
아울러 박 연구원은 "우회상장 관련 사전정보 취득을 통한 불공정행위가 있는지 여부를 보다 철저히 감시해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특정종목의 주가가 시장평균이나 업종, 또는 테마군보다 월등히 오를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등의 지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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