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주민번호 대체, 분위기는 조성...대안은 "글쎄..."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리니지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 도입을 둘러싼 정보통신부와 인터넷 기업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은 인터넷 상 주민번호 대체수단 정책을 밀어붙여 온 정통부 입장이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대체수단들이 사용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인터넷 기업 측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리니지 명의도용 22만 건...메가톤급 충격에 대체수단 힘 받나

이달 초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발표한 '05년 개인정보침해 신고상담 동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1만8천206건의 개인정보 침해신고 중 가장 많은 9천810건이 주민번호 도용과 관련된 사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신고 건수의 54%에 이르는 수치다.

절대 건수의 많고 적음보다 더 큰 문제는 주민번호가 본인 확인을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직접 대면을 하지 않는 온라인 상에서도 주민번호가 유일한 본인확인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실은 문제다. 주민번호 도용을 사실상 부채질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20일 현재 엔씨소프트의 발표에 따르면 리니지 게임과 관련 22만 건의 명의가 도용됐다. 이번 사건도 주민번호를 본인 확인의 유일한 수단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고자 정통부와 주무 산하기관인 정보보호진흥원(KISA)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 상에서 주민번호 대체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인인증서나 가상주민번호 등 다양한 대체 수단을 내놓은 이들 기관은 이번 리니지 사건이 인터넷 기업들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이창범 KISA 개인정보기획팀장은 "이번 리니지 사건은 주민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의 문제를 인터넷 기업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인터넷 상 주민번호 대체수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적 보완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현재 정통부 산하 4개 특별반이 인터넷 상 주민번호 대체수단 마련을 위한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늦어도 오는 7~8월까지는 대책 초안을 마련해 법제화와 자율 규제를 병행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인터넷 업계 "주민번호 대체수단 실효성 떨어져"

그러나 인터넷 업계는 "주민번호로 본인 확인을 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수단도 적절한 대책은 못 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통부의 주민번호 대체수단 추진 과정에서 인터넷 업계가 고수했던 반대 입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업계는 리니지 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주민번호 대체수단에 호감을 보이지 않고 이유에 대해 대체수단 대부분이 사용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데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주민번호 대체수단의 유력한 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공인인증서의 경우 이용자들의 숫자도 충분치 않을 뿐만 아니라 발급 등을 위한 다양한 절차들이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지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인인증서의 경우 범용 사용자수는 100만 명 정도"라며 "이 같은 숫자로는 제대로 된 서비스 구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또 "본인확인정보 발급을 위한 신원확인 과정에서 정통부는 휴대폰 인증 등의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휴대폰 미가입자나 외국 거주자는 서비스 이용 자체가 어렵게 된다"며 "인터넷 상 주민번호 대체정책을 좀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른 나라의 경우 전자정부 추진 과정에서 민원인 정보를 인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이를 민간과 함께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번호는 인터넷 업계에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어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체수단 도입 분위기는 조성...업계 설득이 관건

이번 리니지 사건은 주민번호의 수집과 사용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잠재됐던 주민번호 유출에 대한 네티즌들의 '공포'가 리니지 사건으로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주민번호의 사용, 특히 안전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인터넷 상에서의 사용에 많은 이용자들이 문제 의식을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르면 상반기 중 나올 정통부 산하 특별반의 대책안이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주민번호 대체수단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업계 스스로도 "주민번호는 가장 낮은 수준의 본인확인 수단"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내놓을 대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민번호요? 그거 받지 않아도 사업하는 데 지장 없습니다"

스포츠용품 온라인 판매 사이트 씨크몰(http://www.seekmall.co.kr/)은 지난해 초부터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받지 않는다.

주민번호의 수집과 이용이 경영에 별 다른 이득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씨크몰 관계자는 "주민번호를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이용자의 성별과 서류 상 출생일 정도 아니겠느냐"며 "반면에 유출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엄청나기 때문에 주민번호 수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회사가 설립되던 2003년 12월부터 약 1년동안은 씨크몰도 다른 회사들처럼 주민번호를 수집했었다.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않으면 느껴지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금전 거래의 경우 결제시 나타나는 사용자의 금융정보만 있으면 어떤 사고에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주민번호를 수집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씨크몰 관계자의 지적이었다.

씨크몰은 주민번호 수집을 그만 둔 이후 오히려 사이트 방문자수가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주민번호를 제공하는 데 따른 불안감이 사라진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씨크몰은 앞으로도 계속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정호기자 sunrise@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주민번호 대체, 분위기는 조성...대안은 "글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




아이뉴스24 뉴스를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