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저희는 성공적으로 정부와 조사 협력했습니다. 이것은 성공 사례인데, 왜 이 사례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이야기하지 않습니까?"(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성공적 사례요? 이게 무슨 성공 사례입니까!"(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쿠팡의 침해사고 자체 조사는 한국 정부와 협력 하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쿠팡 측 주장에 국회 청문회가 고성으로 번졌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성공적인 한국 정부와 조사 협력 사례인데, 한국 정부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의원석에서는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항의가 이어지는 등 반발이 터져 나왔다.
쿠팡 사태를 둘러싸고 범정부TF와 국정원까지 나서 '정부와 협력 조사'가 아니라 쿠팡의 '일방적 발표'라고 하는 마당에 로저스 대표가 '견강부회(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15e23a15fb7b1.jpg)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한국 소비자들을 구제하고 신뢰 회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미국에서 주가 반등, 증시 방어만 생각하고 있다"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저희는 (한국) 고객을 보호해 왔다. 성공적 조사로 데이터가 삭제되고, 보안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고객이 안전해질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정부와 조사 협력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보안 위험성이 해소된, 성공적 사례였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로저스 대표의 주장이다.
발단은 쿠팡이 최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다. 쿠팡은 지난 25일 수사기관 검증 없이 자체 조사를 진행한 후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 결과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자체 조사가 아닌 정부와 협력해 조사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정보 유출자를 만났으며, 유출된 데이터는 모두 삭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입장은 다르다. 쿠팡 자체 조사는 정부가 주도하는 범정부TF와는 별개의 사안이며, 조사 결과 역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쿠팡 사태 범정부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30일 "정부의 모든 쿠팡 조사는 범정부TF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범정부TF에서는 쿠팡에 자체 조사를 지시하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로저스 대표는 전날 "국가정보원과 소통했느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서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 역시 국정원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에게 연락했다는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틀차 청문회에서도 논쟁은 반복됐다. 로저스 대표가 "정부와 협력한 성공적 사례"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자 김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최민희 위원장 역시 해당 발언을 두고 "사실이 아닌 로저스 씨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이재걸 쿠팡 법무담당 부사장은 '국정원이 용의자 접촉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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