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삼성물산 관계자가 리모컨 버튼을 누른 후 손을 대자 옷장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끝까지 밀어내니 옷장을 사이에 두고 분리돼 있던 두 공간이 하나로 합쳐졌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넥스트 퍼니처' 가구를 밀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666f12190c64d.gif)
삼성물산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이 같은 차세대 주거 기술을 실제 주거 공간에 적용한 실증 공간(테스트 베드)을 조성했다. 2023년 8월 미래 주거 모델인 '넥스트 홈'을 소개한 후 약 2년 만이다.
넥스트 홈은 입주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삼성물산의 미래 주거 기술이다. 실증 공간은 총 3층으로 층마다 다른 기술을 적용해 각 기술의 특장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3층에는 전용면적 84㎡ 크기에 1~2인 가구를 위한 스튜디오 타입이 있다. 넓은 공간감을 느끼는 동시에 전기∙설비 등 인프라 기술이 어떻게 가구 내부에 적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라멘' 구조를 내세웠다. 라멘 구조는 건축물의 하중을 수평자재인 보와 수직자재인 기둥이 지탱하는 구조다. 삼성물산은 집 안에 있던 기둥을 외부로 옮겼다. 집 안에는 벽과 기둥이 없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공간을 더 자유롭게 구성해 활용할 수 있다.
자유로운 공간 활용은 '넥스트 인필'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욕실 등을 모듈형 건식 자재로만 구성해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은 △넥스트 플로어 △넥스트 배스 △넥스트 월 △넥스트 퍼니처 등으로 구성됐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넥스트 퍼니처' 가구를 밀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0e39ce29ddfec.jpg)
넥스트 플로어는 수직 배관이 지나는 'PD 공간'을 집의 양 끝으로 옮기고 바닥 하부에 각종 배관을 설치하는 기술이다. 이에 주방이나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공간을 집안 어느 곳이라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또한 배관이 없는 하부 공간은 바닥 높이를 낮춰 층고를 높일 수 있다.
조명 등을 사용하기 위한 전기 설비 인프라는 천장에 설치된다. 켜지는 조명의 수는 월패드 설정에 따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조명의 수를 줄이거나 늘리면서 공간을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넥스트 퍼니처' 가구를 밀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6ff158c30b2cd.jpg)
욕실 등 각 공간은 모듈형 조립식 형태라 해체와 이동, 재설치가 자유롭다. 또한 시멘트를 사용하는 습식 바닥 대신 단열 패널, 열전도판 등 자재를 조립하는 건식 바닥으로 사용 공간을 자유롭게 재배치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식은 습식 대비 온도 상승 시간이 짧아 에너지 소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층간소음 또한 33데시벨(dB) 정도 성능을 확보해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dB보다도 낮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넥스트 퍼니처' 가구를 밀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6bf1bd81447d6.jpg)
'넥스트 배스'는 현장에서 시공하는 대신 탈현장(OSC) 공법으로 외부에서 사전 제작한 후 집에 배치한다. 프레임과 마감 모두 일체형으로 제작하거나 욕실과 패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두 가지 설치 방식이 있다.
2층에는 3층과 같은 84㎡ 크기에 자녀가 있는 가족형 공간으로 구성됐다. 자녀의 성장 시기에 따라 벽과 가구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이 다수 적용됐다.
건식 벽체인 '넥스트 월'은 자유롭게 이동∙재배치해 공간을 넓히거나 줄일 수 있다. 이동식 벽체지만 차음 성능은 기존 벽체와 비슷한 수준이고, 마감재를 탈부착할 수 있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공간을 꾸미기 쉽다.
'넥스트 퍼니처'는 공간을 분리∙통합할 수 있는 기능성 가구다. 버튼을 누르면 바닥에 있는 전동식 모터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가구를 밀고 당길 수 있다. 실제로 여성이 한 손으로 가구를 밀어 공간을 재배치하며 이해를 도왔다. 이들 가구는 평소에 옷장과 장식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술 상용화 단계"…정비사업·리모델링에 도입
삼성물산은 이들 기술을 여러 단지에 시범 운영하고 있다. 넥스트 배스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게스트하우스에, 넥스트 플로어는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 경로당에 적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넥스트 퍼니처도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과 용산 남영2구역∙한남4구역 재개발 등 삼성물산이 수주한 현장에 적용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넥스트 퍼니처' 가구를 밀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dcccb2edcdad1.jpg)
변동규 삼성물산 주택기술혁신팀장(상무)은 "삼성물산이 선보인 기술 모두 즉시 상용화 가능한 단계"라며 "정비사업을 수주한 후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앞으로 더 좋은 기술이 수주 단지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리모델링 현장에도 기술이 일부 적용된다. 최근 삼성물산은 노후 단지에 철거 없이 최신 주거 성능 기술, 맞춤형 커뮤니티 등을 적용하는 '넥스트 리모델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넥스트 홈' 기술까지 리모델링 단지에 적용하며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기술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제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인테리어 등을 할 때 해당 기술을 활용해 시공할 수 있는 업체를 확보하는 등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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