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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고속도로' or '화석연료 고속도로'…이재명정부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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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가스공사의 당진 LNG터미널 확장 강행, 정부 행보와 달라”

한국가스공사. [사진=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사진=한국가스공사]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난 13일.

이재명정부는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란 모토로 이재명정부의 123대 국정 과제안이 도출됐다. 123대 국정 과제안 중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7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는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 낙찰자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가 발표되던 날 가스공사가 ‘화석연료 확장 공사’를 발표한 셈이다.

기후솔루션 등 국내 기후환경단체들은 18일 가스공사의 당진 LNG 수입터미널 2단계 확장 사업의 공사 계약과 관련해 ‘계약체결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오는 8월 말 예정된 가스공사의 2단계 확장 공사 계약을 앞두고 불거졌다.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가스공사 측은 지난 13일 두산에너빌리티를 해당 공사 입찰의 낙찰자로 선정했다.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추진 중인 공사의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은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규모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이다. 규모는 총 270만kl에 달한다. 2단계 사업은 그 중 LNG 저장 터미널 3기(81만kl)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 금액은 약 5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과 난항을 겪고 있던 당진 LNG 터미널의 2단계 사업 강행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단계 사업은 2025년 말 준공 목표로 2022년 공사가 시작됐는데 인허가 상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돼 이미 2027년 초까지도 완공이 어려워진 상태이다.

당진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을 둘러싼 갖은 논란 속에서, 공사는 지난 5월 14일 2단계 확장 사업에 대한 긴급 입찰 공고를 냈고 3달도 채 지나지 않고 낙찰자를 지난 13일 확정했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 ‘좌초 자산(화석연료 기반)’이 될 수도 있는 이번 확장 공사를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국내 LNG 터미널의 이용률은 33%를 넘지 못해 이미 심각한 이용률 저하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판단이다. 기존 정부 계획에 따라 중장기 LNG 수요가 줄어들며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공사 측은 물량 부족 문제를 당진 LNG 터미널 용량의 절반을 민간에 임차함으로써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스공사의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 낙찰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가 제시된 날과 같은 날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확정 발표한 날, 다른 한편에선 국정 과제와 궤를 같이해야 할 공기관인 가스공사가 5800억원 규모 화석연료 확장 계획을 강행한 것이다.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이재명정부가)재생에너지 전환에 약 7조원에 불과한 예산을 쓰겠다고 발표한 그날 화석연료 인프라 확장 사업에 (가스공사가) 단일 건으로 약 8%에 육박하는 금액을 지원한다면 그 자체로 모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행보가 이런 식으로 엇갈린다면 국정 과제로 내세운 ‘에너지 고속도로’가 실상은 ‘화석연료 고속도로’를 의미한 것이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 최호연 변호사는 “가스공사는 해당 사업을 2단계 확장에만 58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 LNG터미널 사업이라 자부하는데 무려 6년 전 완료된 수요조사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재검토하지 않은 채 강행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의무를 위반한 부당한 사무 처리”라며 “절차적·내용적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이어져 왔음에도 2단계 공사 발주와 낙찰 절차마저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지역 주민과 국민의 환경권, 안정된 기후 속에서 생활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충남환경운동연합·기후솔루션은 이번 가처분 신청과 함께 한국가스공사에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의 계약 절차 진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탄소중립에 부합하는 가스 수요를 바탕으로 인프라 건설과 운영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가스공사. [사진=한국가스공사]
이재명정부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에 7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지난 13일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천명했다. [사진=국정기획위원회]

기후솔루션 가스팀 김서윤 연구원은 “가스공사가 앞으로 정책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은 채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가스공사는 진행 중인 계약을 재검토하고 충남의 그린 수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국장은 “전국 최대 온실가스 배출지인 당진에 LNG 터미널이 추가로 건설된다면 지역의 탄소중립 전환 노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가스공사는 변화한 수요 전망과 정책 여건을 반영해 현실에 맞는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가처분 청구를 통해서라도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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