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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기업협회, "저작권법 개정안 강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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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자 고소 없이도 저작권법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한 비친고죄 도입 등 논란이 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 발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지난 상반기 발의된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 개정안과 함께 5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소위 통과에 따라 두 의원이 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6일 문광위 상임위 심사 등을 거칠 전망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 측은 이에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개정안이 문광위 상임위 심사, 본회의 등 국회 통과를 위한 각 절차를 남겨두고는 있으나, 콘텐츠 산업의 주요 주체인 서비스 사업자와 이용자 권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권리자 권익 보호에 치우쳐있어 이에 명백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 측이 문제를 제기한 저작권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저작물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 기술적 보호조치를 의무화 한 우상호 의원안 제77조 3 ▲문화부 장관, 시도지사 등에게 불법 복제물 수거, 폐기 및 과태료 부과 권한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우상호 의원안 제97조의5 및 제104조 신설 ▲부분적 비친고죄 도입을 규정한 우상호 의원안 제102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복제, 전송의 중단요구가 있을 때 즉시 저작물 복제, 전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이광철 의원안 제102조 등 모두 4가지다.

협회 측은 먼저 우상호 의원안 중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그 상호간에 저작물 등이 불법적으로 복제, 전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적 보호조치 등(우상호의원안 제77조의3 신설)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온라인서비스제공사업자에게 이같이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협회는 특히 "기술적 보호조치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하지도 않고, 무조건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입법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일 뿐 아니라 심각한 혼란을 야기해 결국 인터넷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가 두번째로 비판한 우상호 의원안은 "문화관광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불법 복제물을 수거, 폐기할 수 있도록 하고 온라인상 불법 복제물을 삭제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하되, 온라인상 삭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우상호 의원안 제97조의5 및 제104조 신설)"는 조항이다.

협회 측은 "이 조항은 사법부 판결 없이도 행정기관 임의로 저작물 유통을 제한하도록 해 사실상의 검열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이는 창작자가 아닌 창작물 제작 및 유통업자, 즉 권리자들의 저작인접권은 보호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저작물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성토했다.

협회가 세번째로 비판한 우상호 의원안 내용은 우 의원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되기 이전부터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분적 비친고죄 도입' 조항(우상호의원안 제102조).

친고죄(親告罪)란, 고소권자 즉, 범죄 피해를 입은 당사자의 고소 없이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한 죄를 말하는 것으로, 현행 저작권법의 9장 벌칙 102조는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죄에 대한 공소는 고소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에 의하면,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을 위해서는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가진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한다.

따라서 이 조항을 폐지한다는 것은 권리자의 고소 없이도 저작권 침해 사실이 고발, 포착되면 당국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소권자의 고소 여부에 관계 없이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결국 우상호 의원안에 포함돼 있는 부분적 비친고죄 도입은 보다 강력한 권리자 권익 보호와 강력한 저작권법 위반 단속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 조항에 대해 협회 측은 "우상호 의원안에는 영리목적으로 유통되는 것에 한정하여 부분적으로 친고죄를 폐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분쟁 발생시 영리 목적과 비영리 목적의 명확한 구분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사실상 친고죄의 전면 폐지와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협회 측은 "이는 단기적으로 권리자 권익을 증진시키는 듯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실제로 콘텐츠를 창작하는 저작권자나 유통사업자, 이용자 모두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항"이라며 "시민 사회단체의 거센 반발과 이용자들의 강력한 저항 등 콘텐츠산업 각 주체의 여론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지적한 저작권법 개정안 조항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복제, 전송의 중단요구에 즉시 그 저작물 등의 복제, 전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광철 의원안 제102조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이용자와 저작권자를 매개하는 역할과 지위를 갖고 있으므로, 저작권 구제가 필요할 경우 현행법대로 '지체없이'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 측은 "온라인서비스 환경에서 권리구제가 늦어지는 원인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신원 확인이 쉽지 않은 사이버 환경의 특수성에 기반한다"며 "현재의 복잡한 권리관계 속에서 저작물 복제, 전송 중단을 요청한 자가 실제 권리자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제대로 거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삭제 요청을 받은 때 '지체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고 명시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정보의 삭제요청 등) 2항을 예로들며, "즉시라는 개념은 해석여부에 따라 상당한 의견차를 보일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인만큼 불필요한 오해와 분쟁의 싹이 될 수 있는 해당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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