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평택시 아파트값 조정이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 등에 따른 관련산업 위기감 속에 반도체 생산기지 평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동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과 고덕신도시 개발 등의 호재가 작용해 주택공급이 많았으나 투자심리가 식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평택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주 대비 0.25% 하락하며 경기도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전 주까지는 광명시보다 하락 폭이 덜했지만 한 주 새 낙폭이 더 벌어지면서다.
지난해 평택 아파트값은 2.93% 하락했다. 2023년에도 4.89%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가격 하락 폭이 이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야경. [사진=평택시 ]](https://image.inews24.com/v1/1775e74f832cde.jpg)
평택시 고덕동의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에듀포레'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억4900만원(17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지난해 1월에는 같은 주택형이 5억9000만원(4층)에 거래가 이뤄진 것을 고려하면 다소 조정된 가격이다. 2023년 8월 6억6800만원(15층)에 최고가와 비교하면 1억원 넘게 내렸다.
같은 고덕동의 '호반써밋고덕신도시'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3000만원(18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주택형이 지난해 4월 7억4000만원(17층)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역시 1억원 이상 내렸다. 지난 2023년 9월 8억2500만원(15층)에 거래돼 최고가에 손바뀜된 사례와 비교하면 2억원 가량이나 낮은 가격이다.
평택은 반도체 생산기지로 용인, 이천과 함께 기업과 실수요가 모이는 곳으로 기대되는 곳이었다. GTX 신설로 인한 영향도 있어 반도체와 역세권의 합성어인 '반세권'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더욱이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의 조성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고덕국제신도시는 평택시 고덕동 일대에 1341만여㎡(약 406만 평) 규모로 첨단 산업, 주거, 상업, 교육이 융합된 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약 6만여가구를 수용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이에 아파트 공급이 줄을 이었고 해당 아파트들이 잇따라 입주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그 사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로 돌아섰고 평택은 공급 과잉으로 직격탄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야경. [사진=평택시 ]](https://image.inews24.com/v1/4b57f274cb9cc7.jpg)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시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1만4275가구다. 지난 2020년부터 매년 1만가구 이상 공급하면서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공급 물량은 6만1418가구에 달한다. 분양이 늘면서 입주 물량도 꾸준해 지난해는 6689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고 올해는 1만663가구가 입주 예정에 있다. 오는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7581가구, 1만1211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공급 과잉에 미분양은 경기도 내에서도 많은 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평택시의 미분양주택은 지난 12월 말 기준 4071가구로 전년 동월(430가구)보다 9.5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 전체(1만2954가구) 미분양 주택의 31.4%를 차지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평택은 반도체 산업의 영향을 받는 지역으로 평택은 공급됐던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경기도 내에서 미분양이 많은 지역 중 하나가 됐다"며 "신축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주택 수요가 원활하게 유입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외곽지역인 평택은 과거에는 반도체 산업에 따라 투자 수요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지역"이라며 "실수요자들은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인한 타격으로 평택 뿐 아니라 다른 외곽 지역들도 진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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