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해제 이후 정국 불안이 심화하자 기업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대통령실과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국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6일 "제품 출시나 CES 출장 등에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나 국내 정세가 불안정해지니 거시경제 측면에서 악영향이 생길까 우려스럽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대그룹 한 관계자는 "내년 사업계획 등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기업들만 열심히 내년을 준비하면 뭐하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제·산업 관련 법안 처리가 기약 없이 연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9일 법안소위를 열어 ‘반도체 특별법’과 ‘국가기간 전력망 특별법’ 등 주요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탄핵소추안 등 표결 이후 정상적인 소위 개최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반도체 특별법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과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의 예외 허용 여부 등을 골자로 한 경제계의 숙원 법안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등 여야 합의에 이른 민생 경제 입법 사안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시급한 법안도 무기한 미뤄질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국 불안이 심화하자 원/달러 환율이 이날 급상승하며 오전 한때 143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면서 정치적 불안이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내수 경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압력이 높아져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SK HD현대 등 주요 그룹들은 계엄령 해제 직후인 지난 4일 오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거나, 사업부 별로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국회와 인접한 여의도에 본사를 둔 LG전자는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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