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약 6시간의 비상계엄이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잔뜩 얼어붙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 관망세가 커진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악재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정책적 불안감으로 확산하면서 시장 심리가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동대문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는 "당장 대통령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정책 향방도 미지수인데 누가 집을 보러오겠나"라며 "대출규제 이후 문의가 급감한 상황에서 앞으로 거래가 더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주택 거래량이 반등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시장이 다시 한번 안갯속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714건으로 전월(3124건) 대비 600건 가까이 늘었다. 7월 9204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거래량이 줄어들다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약 한 달 계약 신고 기간이 남은 11월에도 2026건이 거래돼 3000건대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계엄령 쇼크로 인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2월에는 거래량이 그에 못 미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부동산 전문가 B씨는 "전반적으로 관망세 짙어지며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고 그 강도는 정치적 혼란에 따른 충격의 강도와 지속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 혼란이 단기에 수습된다면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장기화한다면 시장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 C씨도 "단기적으로도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 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억제로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면서 "향후 우리나라 경제의 충격 정도에 따라 시장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환율 변동성 확대다. 이미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한때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하는 등 정세 불안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4일 장 시작 후 1418.1원으로 출발해 오후 종가로 1410.1원까지 떨어졌지만 비상계엄 후유증이 여전한 만큼 환율 안정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부동산 전문가 D씨는 "환율 변동은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사안이라 계엄 사태로 인해 더 극심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환율 변동이 심화할 경우 건설자재·원자재만이 아니라 유가 등 전방위적 건설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며 수요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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