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시민에게 허리 숙인 계엄군…"모든 분노 사라졌다"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국회 본청 건물에 투입됐던 무장 계엄군이 시민에게 고개 숙인 뒤 철수한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4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계엄군이 허리 숙인 사진을 올린 뒤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눈에 보아도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계엄군 청년. 안경 너머 비치는 그 맑은 눈동자에 그만 저는 모든 분노가 사라지며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쫓아오는 저에게 한번, 두번, 세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요"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가 당신의 인사를 받은 한 시민이자 취재 기자였다.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 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며 "부디 건강하게 군복무 마치고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와달라"고 적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25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갖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4일 새벽 계엄군 헬기 3대가 경내에 하강한 후 자정경 K1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공수부대가 국회 경내에 진입했다. 국회 경내에 헬기가 진입하면서 본청 곳곳에선 국회 직원 및 보좌진들과의 몸싸움도 빚어졌다.

공수부대는 본청 진입을 위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과 지도부 회의실 창문을 깨고 국회 본관에 진입했다.

그러나 결국 국회는 본회의를 소집해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처리했다. 헌법 제77조 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긴급 담화에서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에 계엄사무 투입 군을 철수시켰다.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며 4일 오전 4시 30분께 비상계엄을 해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