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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포트폴리오·고객 다변화로 '캐즘·트럼프 2기'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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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형 배터리 개발 본격화…GM 합작 미시간주 배터리공장 지분 인수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 다변화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 3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가 가진 배터리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의 3공장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인수 후 3공장 활용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미시간주에 3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최근 배터리 업황 악화 영향으로 건설이 중단됐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GM은 얼티엄셀즈 3공장 지분 매각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금 유동성을 개선하고 현재 진행 중인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무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분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이 있다. 그러나 최근 고객사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GM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해당 공장에서 나오는 수익의 100%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규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공장 지분 인수가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5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내년 초 1단계 양산이 목표인 상황에서 즉각 설비 구축이 가능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 3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주요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 단독·합작공장 등 8개의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내년에는 혼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등으로 북미에서 가동되는 공장만 총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얼티엄셀즈 3공장 지분 인수가 성사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운영하는 단독 공장은 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으로 부침을 겪고 있지만, 향후 시장 회복기에 여러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 수주 물량이 많은 만큼, 미국 내 생산 물량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GM과 공동으로 각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이다.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모든 배터리 폼팩터(제품 형태)를 포트폴리오로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됐다.

배터리의 3가지 폼팩터는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각형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모듈과 팩을 구조적으로 단순화하기 쉽지만,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원통형은 제조단가가 낮아 대량생산에 용이하지만, 에너지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파우치형은 높은 에너지밀도와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셀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높은 생산 원가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각형 배터리 시장 진출로 LG에너지솔루션은 3가지 폼팩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과거 각형 생산 경험과 개발∙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공동 개발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GM은 "각형 배터리 기술은 미래의 GM 전기차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4695) 원통형 배터리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완성차 업체(OEM)들이 전기차(EV)의 종류와 크기, 공략 시장 등 전략을 세분화하는 상황에서 고객사들은 배터리 폼팩터별로 장단점을 고려한 용도별 배터리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최근 잇달아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만 △7월 르노 전기차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9월 벤츠 전기차용 배터리 △10월 포드 상용차 파우치형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 △11월 리비안 전기차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등 굵직한 수주 계약 성과를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전기차 시장의 변동성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사 다변화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며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업계 유일한 '3대 폼팩터' 전략 체계를 갖췄다"며 "이를 통해 미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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