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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 종식…'자발적'은 한계, 법적 구속력 필요 [지금은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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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5, ‘플라스틱 오염 제로’ 실현할 결정적 기회

비닐을 먹이로 착각한 바다거북. [사진=WWF]
비닐을 먹이로 착각한 바다거북. [사진=WWF]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그동안 ‘자발적’이란 행동으로 추진된 플라스틱 오염 대책은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적 구속력으로 강력한 대처가 없으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거다.

WWF(세계자연기금)는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앞두고,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한 국제 협약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핵심 조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WF는 협약이 강력한 내용을 담지 못할 경우, 2년 전 국제 사회가 약속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가 좌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C-5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마지막 협상 기회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협약은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막고 지탱가능한 순환경제를 구축할 중요한 전환점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WWF]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WWF]

커스틴 슈이트(Kirsten Schuijt) WWF-International 사무총장은 “과학적 증거와 다수 정부, 시민, 기업들의 지지가 뒷받침되는 지금 이제는 자발적 지침이 아닌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만이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며 “각국은 협약에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 조치를 포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WF는 플라스틱 국제 협약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4가지 핵심 조치로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의 단계적 퇴출 △무독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적 설계 기준과 시스템 구축 △시스템 전환을 위한 충분한 재원과 자원 확보 △이행 조치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제안했다.

WWF는 이러한 조치가 의무 사항으로 채택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최대 3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기후 대응 노력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규제하고, 고위험 제품의 순환성을 보장하는 조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1.5°C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WWF는 국제 사회가 협약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핵심 조치를 약화시키거나 제외하려는 시도를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생산 감축’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거나, 협약 합의안이 최소한의 필수 요소만 다루는 낮은 수준에 그칠 경우,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투표를 통해 입장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 협상에 앞서 INC-5 의장은 최우선 조치를 담은 ‘논페이퍼(non-paper)’를 발표하며, 이를 중심으로 협상단이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협약이 법적 구속력을 가진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논페이퍼’에 임시 조항으로 포함된 핵심 조치를 반드시 논의의 핵심 항목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 구속력’이나 ‘금지’ 등 명확한 조치의 의무화를 강조하고 보다 강력한 표현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0년 동안 자발적 국가 차원의 이니셔티브가 보여준 한계를 반복하지 않도록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에이릭 린데뷔에르그(Eirik Lindebjerg) WWF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전 세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특정 국가들의 경제적 이익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모든 정부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가가 동의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자발적 협약을 만드는 것보다는, 일부 국가들이 구속력 있는 강력한 협약을 지지해 앞으로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WWF는 INC-5의 개최국인 한국이 국제 협약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과 1인당 소비량이 모두 높은 국가로 그동안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봐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한국 정부가 강력한 협약을 만들 결정적 기회에서 변화를 위해 한 표를 던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WWF의 관련 분석을 보면 이미 100여 개가 넘는 국가가 ‘핵심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도 67개 국가가 참여하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HAC)’의 일원으로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겠다는 장관급 선언에 참여한 바 있다.

한편 WWF는 INC-5 개막 하루 전인 오는 24일,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필요성과 실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WWF는 INC-5 기간 동안 공식 옵저버로 참여해 강력한 협약이 만들어지도록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세미나와 대중 캠페인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협상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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