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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제왕 MS, '서비스회사 변신' 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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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잡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대한 강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MS의 이 같은 변신 몸부림의 중심에는 빌 게이츠 회장과 레이 오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자리잡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빌 게이츠 회장과 레이 오지 CTO의 내부 메모에는 "우리의 미래는 서비스 사업에 달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두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MS가 문화혁명을 시작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서비스 회사로의 변신을 암시하는 내부 메모가 공개되면서 MS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했던 MS가 인터넷 서비스 부문에서도 역량을 과시할 수 있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 "서비스 열풍은 엄청난 변화"

이번에 공개된 메모에서 게이츠 회장은 최근의 서비스 열풍을 '엄청난 변화'(sea change)로 묘사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MS 상층부가 인터넷 기반 서비스로 중무장한 새로운 경쟁 상대들을 강력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사실 인터넷 서비스 부문은 MS에겐 '건드릴수록 덧나는' 상처 같은 존재였다. 특히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e베이로 인수된 스카이프, 애플컴퓨터, 리서치인모션(RIM) 등은 '잃어버린 기회'로 묘사될 정도였다.

지금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엔 자칫 생존 기반 자체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묻어나왔다.

MS의 이같은 위기감은 이 회사가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집중포화를 퍼부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11월초 공개한 인터넷 서비스 '윈도 라이브'와 '오피스 라이브' 구상은 거대한 구상의 신호탄일 뿐이다.

빌 게이츠의 이번 메모에는 레이 오지 CTO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미 올 초 그루브를 인수할 당시 "오지는 세계 5대 프로그래머 중 한 명이다"라면서 강한 신뢰를 표시한 바 있다.

오지는 로터스 디벨럽먼트에 재직하고 있던 지난 1980년대에 로터스 노츠를 개발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오지는 로터스가 IBM에 인수된 뒤 IBM에서 일을 하다가 지난 1997년 그루브네트웍스를 창업했다.

지난 4월 그루브를 인수한 MS는 오지의 실력을 높게 평가, 이례적으로 그를 CTO 위치에 올려놨다. 그리고 오지는 합류 8개월만에 MS 미래를 좌우할 전략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 레이오지, 어떤 내용 전달했나

게이츠 회장이 MS 중역들에게 e메일을 보낸 것은 지난달 30일이었다. 이 메일은 그로부터 이틀 전인 28일 레이 오지 CTO가 보낸 메모에 기반하고 있다. 당시 오지는 MS의 문제점과 서비스의 중요성을 솔직하게 담아 빌 게이츠에게 보냈다.

과연 오지의 메모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길래 게이츠 회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을까?

오지 CTO는 게이츠 회장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MS가 처한 위기감과 변화의 중요성을 공손하면서도 단호한 표현으로 역설했다. 내부 조직과 경쟁 상대, 그리고 기술 흐름을 근거로 MS가 처한 위기감을 강조하는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그는 "MS는 무료와 광고 기반 솔루션, 그리고 보다 지능적인 인터넷 기반 제품 전송 방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를 해내지 못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통적인 SW 판매만으론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다.

오지의 이같은 경고는 인터넷 서비스의 엄청난 위력을 직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청난 광고 시장을 일으킬 뿐 아니라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만한 위력까지 갖췄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인 셈이다. 수익의 대부분을 SW 판매에서 올리는 MS 수장들이 서비스를 '파괴적인 변화'로 칭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오지 CTO는 메모에서 MS 내부 조직이 인터넷 사업 속도를 주춤거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지적과 함께 앞으로는 각각의 팀들은 서로의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문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한 '초강력 닷컴'들과의 속도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오지 CTO는 윈도와 MSN 관련자들에게 차세대 인터넷 기반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협력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오지는 또 인터넷 분야의 새로운 경쟁 상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최근 e베이에 인수된 스카이프 ▲어도비시스템스 등을 집중 거론했다.

오지 CTO의 비판은 신랄했다. 그는 인터넷에 대한 구글의 광범위한 투자를 위협으로 간주했다. 또 최근 무섭게 부상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를 대중화시킨 것도 MS가 아니라 스카이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MS는 모바일 메시징에 대해 오랫동안 알아왔지만, 이제 겨우 RIM 블랙베리를 따라잡고 있으며, 오피스는 중요한 인터넷 기술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도비 PDF처럼 핵심적인 웹 데이터 포맷이 되지 못했다"고 MS가 처한 문제를 요목조목 따졌다.

오지는 그의 메모에서 앞으로 어떤 종류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만들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PC, 노트북, 핸드헬드컴퓨터, 휴대폰,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이 끊김없이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윈도 라이브 '서막열다'

MS는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서비스 사업 쪽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그 첫 발걸음이 이달초 공개된 '윈도 라이브'와 '오피스 라이브.'

'윈도 라이브'는 윈도 운영체제(OS) 일부 기능을 인터넷 서비스로 구현한 것이며, '오피스라이브'는 웹 기반 오피스 버전이다. 이 중 '윈도 라이브'는 다양한 경쟁 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MS 서비스 전략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

'윈도 라이브'는 개인용 서비스로 e메일, 블로그, 인스턴트메시징(IM), MS 스페이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 MSN 보다 서비스 범위가 넓어졌고, 보다 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다른 업체들이 유료로 판매하는 ▲바이러스 스캐닝 ▲PC-TO-폰 인터넷 전화 ▲웹 호스팅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윈도 라이브'가 ▲인터넷 전화 ▲보안 ▲웹호스팅 산업에서 대형 변수로 떠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윈도 라이브'에 담길 PC-TO-폰 인터넷 전화 기능은 스카이프나 보니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프, 보니지 등은 이 기능에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보안 분야도 '윈도 라이브'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MS는 이미 가입자 기반 서비스인 '원캐어'를 유료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상황. 이와 함께 MS는 윈도 라이브 세이프티센터도 준비중이다. 이 기능은 무료로 제공되는데, 온디맨드 스캐닝과 바이러스 제거 기능을 제공한다.

'윈도 라이브'를 보면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온라인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MS의 전략이 담겨 있다. 무료 중심의 이같은 전략은 해당 분야에서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해온 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가려진 비밀, 레이 오지의 구상은?

MS의 향후 행보를 알아보기 위해선 최근의 조직 개편과 함께 레이 오지란 인물을 살펴보는 것이 필수다. MS는 지난 9월 서비스 중심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3개 사업부 중심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조직 개편에서 핵심인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레이 오지 CTO다.

외신들에 따르면 MS 내에서 오지 CTO의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되는 분위기다. 따라서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공개되지 않은 MS 서비스 사업의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선 오지의 행보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레이 오지에 따르면 9월 조직 개편으로 탄생한 MS 3개 사업부는 1월까지 각각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MS 내부에서도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서비스 사업 계획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레이 오지는 그동안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서비스 관을 피력해 왔다.

물론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구글 등과의 경쟁이라든지 다른 업체들이 거둔 서비스 성공 사례를 터놓고 거론해 상당한 주목을 받곤 했다.

지난달 26일 C넷에 따르면 레이 오지는 애플 '아이팟'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결합시킨 '완벽한 사례'(perfect example)라고 극찬했다. 그는 또 리서치인모션(RIM) 스마트폰 '블랙베리'도 서비스 기반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그리고 하드웨어를 묶은 성공작이라고 추켜세워줬다.

'아이팟'과 '블랙베리'에 대한 오지의 평가를 보면 서비스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사용자들은 아이팟이나 블랙베리를 사용할때 개별적인 것은 보지 않는다. 단지 음악을 듣거나, 현장에서 e메일을 바로 보내는 것만 생각할 뿐이다." '잘나가는 서비스는 이래야 한다'는 오지 CTO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발언이다.

오지는 '검색 강자' 구글의 급성장이 MS가 서비스를 고민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중 하나였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인터넷 기술 혁신 주도권을 놓고 구글과 벌일 전면전이 MS 서비스 전략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오지 CTO는 구글과의 전쟁에 자신감도 피력했다.

오지는 지난 1일 '윈도 라이브'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온라인 광고 시장은 지금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을 상대로 추격전을 벌일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는 얘기다.

◆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총망라할 듯

오지가 그리는 MS의 서비스 사업은 개인 사용자을 겨냥한 인터넷에 머물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서도 서비스는 무한한 기회로 떠오를 수 있다는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서비스 기반 SW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본질을 바꿀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호스팅 소프트웨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이미 구축한 대기업은 고객사에 최적화된 기능으로 무장한 서비스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각각의 영역에서 변화의 속도와 형태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용 시장은 파트너들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오지는 과연 MS의 서비스 전략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 지금까지 그가 한 발언만 놓고 보면 MS의 서비스 사업은 인터넷, 모바일, 서버, 게임 콘솔 등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을 모두 아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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