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연구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기아는 25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실물을 제작해 발표하는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을 열었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AVP(Advanced Vehicle Platform)본부 주관으로 창의적인 연구 문화를 조성하고, 임직원들의 연구 개발 열정을 장려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행사다.
현대차·기아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발굴된 컨셉이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도 했다. 최근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양방향 멀티 콘솔'의 경우 2021년도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다기능 콘솔' 아이디어가 양산 적용된 사례다.
올해 행사는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차 덕후들'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상상 속에 갖고 있던 참신한 모빌리티 아이디어들을 공모했다. 특히 시나리오 발표 수준에 그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아이디어도 실물로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전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6개 팀에게 제작비와 실물 제작 공간 등을 지원했다. 각 팀은 약 7개월의 기간 동안 각자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했다.
이날 본선에서는 6개 팀이 각각 발표와 시연을 진행하며 고객의 모빌리티 가치를 더욱 높여줄 다양한 아이디어를 뽐냈다.
대상은 '액티브 디지털 사이드미러(ADSM)'을 제작한 EAI팀이 수상했다. ADSM은 기존 디지털 사이드미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 시선 이동에 따라 사이드미러 위치를 조정한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차량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외부 상황을 파악하는데, 고정된 시야각으로 일부 운전자들은 불편을 느껴왔다. 특히 일반 사이드미러와의 이질감은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기도 했다.
ADSM은 운전자가 고개를 기울이거나, 몸을 움직여 시야가 바뀌면 AI가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그에 맞게 사이드미러를 조절한다. 운전자는 마치 기존 거울을 볼 때처럼 직관적이면서도 손쉽게 사각지대를 활용할 수 있다. 상용차량의 경우에는 인캐빈(차량 내부) 카메라로 활용도 가능하다.
최우수상은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Smart Luggage System)'과 'H-브리즈(BREEZE)'이 수상했다.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Smart Luggage System)'은 에어포켓으로 트렁크 내부 물체를 보호하는 장치다. 에어백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이 시스템은, 공기를 주입해 부풀리는 방식으로 트렁크 내부 물건을 고정시킬 수 있도록 했다. 원터치 조작 만으로 10초가 되지 않는 시간에 형태와 종류에 상관없이 수하물을 트렁크게 적재할 수 있다.
택배 차량 등 상용차로의 확대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택배 차량은 네모난 화물칸에 배송하는 택배를 넣는데, 에어포켓을 주입해 화물을 잡아줄 수 있다. 거점을 지나며 물류가 줄어들 때도 에어포켓을 조절해 동일하게 고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H-브리즈(BREEZE)'는 수소전기차에서 발생한 물을 활용한 가습 시스템이다. 겨울철 히터를 틀었을 때 차량 내부 습도는 20%까지 떨어지는데, 이는 사막의 습도 수준이다. 이에 히터를 틀었을 때 자동으로 가습기가 틀어질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차량 공조시스템 내에 기화식 가습기 모듈을 설치하고, 블로어 바람을 이용해 만들어진 습공기를 차량 내부에 공급한다. 수소차에서 나오는 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히터코어 후방에 설치된 가습기 모듈 내의 가습 필터가 마르면서 작동한다. 기화식 가습기의 장점은 기화된 수증기 입자 크기가 세균보다 작아 세균이 호흡기로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 가습 필터는 에어컨 필터와 마찬가지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그 외 △에너지 하베스터(Harvester)를 활용한 보조 전력원 '무환동력' △통신을 통해 짐칸의 전자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다목적 소형상용차 바디빌더(Bodybuilder) 모듈' △경제운전 상황을 내비게이션 화면에 시각적으로 표시해 주는 '트리이비(TREEV)' 등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에너지 하베스터(Harvester)를 활용한 보조 전력원 '무환동력'은 기존에 주행 중에만 에너지 수확이 가능했던 차량용 에너지 하베스터를 개선했다. 차량 트렁크에 적재해 두면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으로 에너지를 수확해 배터리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하베스터를 트렁크에서 꺼내 바닥에 두고, 기둥이나 블레이드를 세워 바람을 활용해 에너지를 수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장기간 주차 시에도 블랙박스에 전원을 공급하거나, 시동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충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목적 소형상용차 바디빌더(Bodybuilder) 모듈'은 상용차 바디빌더 업체가 미완성된 차량을 특수한 목적에 맞게 개조하는 과정에서 차량 제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게이트웨이 모듈을 통해 플랫폼화했다. 소방차를 선택하면 엔진과 작업램프 제어가 가능하고, 청소차를 선택하면 엔진과 브레이크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선택에 따라 소프트웨어가 설정되고, 다른 목적의 차량으로 변경하면 즉시 소프트웨어가 재설정된다. 이는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차량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목적기반차량(PBV)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트리이비(TREEV)'는 경제운전 상황을 내비게이션 화면에 시각적으로 표시해주는 기술이다. 운전자가 게임처럼 자신만의 가상의 나무를 키우는 형태다. 친환경차를 타는 운전자들이 얼마나 환경에 기여를 하는 지와 운전 습관 등에 따라 나무가 자라고, 열매로도 맺힌다. 센터페시아의 내장 홀로그램과 후면 창에 설치된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미지화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운전자가 키운 나무에서 맺힌 열매는 베네핏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은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자동차에 대한 임직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행사"라며 “"임직원들이 가진 참신한 아이디어가 현대차·기아의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임을 확신하며 향후 더 많은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도록 이러한 행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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