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이번 주 중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당론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정책 토론회 이후 '폐지론'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지속된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유예 가능성'을 시사하며 당론 정리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9일 MBN 인터뷰에 출연해 "주식시장 선진화가 되고 난 다음에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만간 저희도 의사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세 시행 유예'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이어 "다른 나라에도 금투세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하면 안 돼'라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당론을 결정짓기 위해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당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추후 의견 수렴하기로 마무리 지었다.
이후 당내는 혼란이 지속됐다. 유예론과 시행론에 이어 토론회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폐지론'까지 나온 상황이다. 지난 25일 친명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금투세를 폐기해야) 불안정성이 제거되지, 지금처럼 갈등이 심화한 상태에선 유예 정도로는 정리될 것 같지 않다"며 '폐지론'을 꺼내 들었다.
당 정책위원회 소속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토론회 이후) 사실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고, 유예가 결국 폐지 아니냐는 것이기 때문에 유예할 바엔 차라리 폐지하고 나중에 필요성이 있으면 하자는 견해도 등장했다"며 "(당내) 토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토론도 했고 논점이 나왔으니 조기에 결정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과 토론이 부족하지 않냐는 의견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 내 혼란을 불식하고 조속한 결론을 내기 위해선 당 지도부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중진의원은 "정책의 합리성을 떠나 이제 정무적인 판단만 남아 있다"며 "지도부에 빨리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의견 제시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조속한 당론 채택 의사를 밝힌 만큼 민주당은 이르면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당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일 국군의날과 3일 개천절 휴일이 있고, 7일부터는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책위 소속 한 의원은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한다면 당장 이번 주밖에 시간이 없는데, 중간에 날짜를 잡는 게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늦지 않게 결론을 내리자고 의견이 모아져 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고, 다른 핵심 관계자도 "현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당내 프로세스를 거쳐서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 내자고 정리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금투세 시행 유예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물론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도 앞서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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