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빠른 고령화, 출산율 감소 등으로 1인 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의 단순한 자가 추적을 넘어 이용자의 집안 내 활동과 상황을 인식해 정신건강을 능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내놓았다.
서울시가 실시한 1인 가구 실태조사를 보면 1인 가구의 60% 이상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고립과 함께 외로움을 겪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1인 가구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이용자 스스로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황 인식 기반 멀티모달 스마트 스피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용자의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의 시점에 정신건강 관련 질문을 하도록 이 시스템을 설계했다. 기존의 무작위 설문보다 높은 응답률을 달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한 정신건강 자가 추적 연구에서 무작위 설문을 할 경우 이용자의 스트레스, 짜증 등 부정적 감정을 유발해 설문 응답에 편향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 스피커에 멀티 모달 센서를 장착했다. 이용자의 주변 상황의 변화를 감지해 스피커가 말 걸기 좋은 시점이 검출되면 정신건강 자가 추적 설문을 능동적으로 요청하는 상황 인식 기반 자가 추적 기술을 개발했다.
스피커는 실내 움직임, 조명, 소음,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용자의 존재와 활동을 감지한다. 이어 이용자가 응답하기 적합한 시점에 자가 추적 설문을 능동적으로 요청함으로써 설문 응답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설문 입력 방식의 경우 최근 출시된 스마트 스피커는 명령뿐 아니라 터치스크린도 지원한다. 이용자들이 음성 또는 터치 입력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상호작용의 폭을 넓혔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상황에 맞는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선택해 자가 추적을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된 스피커의 사용자 경험을 평가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1인 가구 20세대에 자가 추적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 한 달 동안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총 2201개의 정신건강 설문 응답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데이터셋 분석을 통해 설문 응답 시간, 활동 맥락에 따른 설문 응답 패턴과 어떤 상황에서 음성 입력(VUI) 또는 터치 입력(GUI)이 더 선호되는지 파악했다.
특히, 스마트 스피커가 말로 이용자에게 요청하다 보니 스피커 근처에서 이용자의 활동을 감지하는 것이 정신건강 설문 응답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음성 입력의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참가자들은 음성 입력보다는 빠른 응답이 가능한 터치 입력을 선호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이용자의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최적의 시점에 정신건강 관련 질문을 할 경우 응답률이 더 높았다. 어떤 상황에서 음성 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선호하는지도 파악했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스피커를 앞으로 수용전념치료 기법을 활용한 인간 상담사와 같은 기능의 정신건강 관리 지원 스마트 스피커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실내에서 수집된 일상생활 데이터를 AI 모델로 학습해 이용자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앞으로 정신질환 조기 발견과 효율적 관리를 가능케 할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Exploring Context-Aware Mental Health Self-Tracking Using Multimodal Smart Speakers in Home Environments)는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국제학술대회인 미국컴퓨터협회(ACM) 소속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HI)’에서 지난 5월 발표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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