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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겅호, 그라비티 합병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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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가 전 대주주인 김모씨를 상대로 일부 매출의 유용 문제를 자체 조사중인 가운데, 이를 놓고 그라비티의 새로운 소유주인 일본 겅호측이 그라비티를 아예 합병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관측은 그라비티와 로열티 유용 문제로 얽혀 있는 김씨측에서 나온 주장이어서,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는 발언인 것으로 보여진다.

또 김씨가 지난 8월 30일 자신과 가족의 보유지분 52.4%를, 손태장(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막내 동생) 겅호 대표 주도의 EZER에 넘겨 준 후에도 경영고문을 맡아 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20일 김씨의 한 측근은 "겅호가 그라비티의 합병 비용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떨어 뜨릴 수 있는 부정적인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김씨의 로열티 유용 문제를 자체 조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공론화 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겅호측이 그라비티 합병을 위해 보유지분을 적어도 3분의 2 이상, 많게는 100%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 측근의 주장이 만일 사실이라면 겅호측은 이미 내부적으로 합병이 두 회사의 별도 경영 보다는 효과적인 카드인 것으로 계산을 끝낸 것으로 여겨진다.

가령, 겅호 주식이 상장된 일본 오사카 증권 시장의 향후 반응이나, 겅호의 나스닥 시장 진출 계획에서 합병 카드가 상당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겅호 주가는 그라비티 인수 소식 후 한때 두배 가량 오른 700만엔까지 수직 상승했다가, 현재는 300만엔대로 크게 떨어져 새로운 호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그라비티가 내부 조사를 끝내기도 전에 김씨의 로열티 유용 문제를 서둘러 나스닥 공시를 통해 공론화시킨 것은 또 다른 계산이 담겨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겅호측은 실사도 벌이지 않은 채 4천억원을 주고 그라비티 경영권을 덥석 인수할 정도로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협상에 임했었다. 자사 매출 의존도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라그나로크 게임의 판권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면 자칫 회사 매출 기반이 무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겅호측이 불리한 협상을 결국 받아 들인 후 사후 실사를 벌이면서 김씨의 로열티 유용 문제를 이처럼 서둘러 공론화시키고 있는 것은 결국 우회적인 방식으로 '인수 가격의 재조정 요구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관련, 김씨는 지난 17일 그라비티에 문제가 되고 있는 유용금액과 이자를 합쳐 78억원을 송금했으나, 그라비티는 바로 그 다음날 공시를 냈고 현재는 "조사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4배 이상의 프리미엄을 인정하면서 무려 4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그라비티 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겅호측으로서는 김씨가 건네 준 78억원이 너무나 가벼워 보였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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