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 실적이 흑자 전환하면서 직전 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성장 둔화 등 경기 침체로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반적인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LG화학은 25일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의 흑자전환을 비롯해 전지재료 출하 물량 증가, 비만 치료제 라이선스 아웃 등 사업 부문별로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LG화학 측은 이러한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를 포함한 향후를 전망해 볼 때 중국의 수요 부진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 예상 대비 둔화한 전기차 수요 성장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전기차 판매 둔화로 인해 LG 에너지솔루션의 전지 사업화와 당사의 전지 소재 사업 전망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부문은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구환신(내수 부양책)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여전한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있다는 평가다. LG화학 관계자는 "제품별로 자동차와 가전 분야의 열가소성 플라스틱(ABS)이나 고무 제품 같은 경우 소폭의 수요 회복과 공급과잉 완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동산 건축 분야의 폴리염화비닐(PVC) 같은 제품은 수요 회복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회복은 기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양극재 출하량을 기존 전년 대비 40% 증가에서 20%로 조정했다. LG화학 관계자는 "3분기 양극재 판가는 2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나 감산 등으로 2분기 대비 20%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 투자는 고객사 물량 조정을 토대로 가동 일정을 순연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양극재 생산능력(CAPA)은 작년 말 착공된 국내 구미공장의 램프업(가동률 증가)과 2026년 6월 초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미국 공장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검토 중이었던 국내 NCM 양극재, 모로코 LFP 양극재 투자는 고객과의 물량 조정을 토대로 가동 일정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생산능력(CAPA) 역시 기존 28만 톤에서 20만 톤으로 줄어든다. 다만 작년 말 착공한 국내 구미공장과 오는 2026년 6월 초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공장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반적인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축소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CAPEX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인 3조원 초중반 수준"이라면서 순차적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부문 포트폴리오 조정 역시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구체적인 추가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LG화학 관계자는 "더딘 수요 회복과 누적된 공급 과잉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전략적인 옵션들을 검토하고 있지만 나프타 분해시설(NCC) 합작법인(JV) 설립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현금흐름 확보 관련 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활용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화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폐지보다는 보조금 혜택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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