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그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연단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비장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며 '싸우자'(fight)라고 외치고 있다. 그 뒤로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격 시도 소식이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퍼졌다. 그리고 피격 후 트럼프 전 대통령 모습을 담은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CNN을 비롯해 독일 공영 국영 국제 방송 'DW' 등 여러 매체들은 피격 소식이 전해진 뒤 해당 사진을 자사 홈 페이지 메인에 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알이 오른쪽 귀를 스치고 지나가 크게 다치진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선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총격을 시도한 범인은 사살됐다.
해당 사진은 총격 직후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원 요원들에게 둘러쌓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대에서 물러나기 직전 촬영됐다. 그런데 사진을 촬영한 기자의 이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AP 통신' 소속인 에반 부치 기자다. 그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뒤 워싱턴 D. C.에서 발생한 흑인 인권 시위 현장을 찍은 사진으로 지난 202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또한 사진기자로 활동한지 20년이 넘은 베테랑이기도하다.
CNN과 DW는 "부치는 미국 역사에 남은 사진을 촬영했다"고 소개했다. 부치는 이날(14일) 소셜미디어(SNS)인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사진을 게시했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한 뒤 무대에서 물러나면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는 설명을 적었다.
부치는 "총 소리를 듣는 순간 나눈 이 일(촬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고 기록될 순간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해당 사진이 미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도층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이자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지난달(6월) 28일 트럼프와 첫 TV 토론 이후 고령에 따른 건강에 대한 염려와 걱정 등으로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에게 해당 사진은 선거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SNS를 통해 해당 사진을 게시하고 공유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퀸시연구소'는 "이 사진은 이번 대선을 규정하는 하나의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에 대해 반대 성향을 갖고 있는 일간지 '뉴욕 타임스' 조차 "(트럼프는)미국 역사에서 잊혀지지 않을 이미지를 만들었다"면서 "피격 후 손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쇼맨십 본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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