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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분석] 초고속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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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다.

포화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파워콤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난 것도 모자라 방송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사(SO)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이처럼 사업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 명의 신규 가입자 유치에 많게는 50만원이 소요되나 한 명의 가입자가 서비스를 해지하는데는 약 30만원의 손해를 본다고 추정하고 있다.

"새롭게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차라리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에는 도움이 된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

이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신규 수요가 창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자들을 뺏고 빼앗기는 등의 이해관계로 사업자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형국을 보여주고 있다.

◆ KT-SO, '보이지 않는 대립'

8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KT와 SO 사이에 갈등의 기류가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9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진입해 약 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파워콤을 제외하면 가입자 증가를 꾸준히 이어가는 사업자는 KT와 SO 뿐이다. 9월 가입자 수 역시 KT와 SO를 제외한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온세통신 모두 가입자 수가 줄었다.

포화상태라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는 50% 이상의 시장을 꾸준히 점유하고 있으며 후발 업체들의 KT란 '브랜드 파워'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저가 정책'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SO들이 최근 KT를 위협하는 신흥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KT 고위관계자는 "최근 KT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새로 진입한 파워콤 등의 후발사업자들이 아닌 SO"라고 말하기도 했다.

SO에 대한 KT의 경계는 최근 KT가 SO인 아름방송을 상대로 '방송용으로 빌려준 통신시설을 초고속인터넷용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며 낸 소송에서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달 30일 대법원은 SO가 통신시설을 초고속인터넷 사업용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KT는 "앞으로도 SO가 임대한 통신시설을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에는 변함 없다"며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KT가 관로와 전주 등 통신시설을 임대해 준 SO는 모두 31개. 이 중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이 통신시설을 사용하는 SO는 총 11개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소송을 비롯해 임대한 시설을 이용한 SO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대한 KT의 '강경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SO진영은 "KT가 공기업 때 구축한 공공재를 독점적 지위 유지에 악용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두 진영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거대 공룡 KT가 영세한 SO들을 이처럼 경계하는 이유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SO의 성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SO는 현재 가입자 103만8천817명으로 전체 시장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2년 36만7천506명의 가입자로 시장의 약 3.7%를 점유했던 것에 비하면 3배 가까이 성장한 것.

게다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요금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KT와 달리 SO들은 KT '메가패스' 서비스의 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초고속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KT에는 무시 못할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 하나로-파워콤, '날카로운 대립'

파워콤의 시장 진입 전부터 날카롭게 대립했던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의 갈등이 최근 파워콤의 '영업정지' 사태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9월부터 초고속인터넷 소매업을 시작한 파워콤은 서비스 시작 1달여 만에 신규가입자 모집 중지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통신위로부터 모회사인 데이콤과 동일한 망 식별(AS)번호를 썼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기 때문.

하나로텔레콤은 파워콤의 AS번호 송출 문제, 우회망 미구축 문제와 관련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또한 통신위의 시정명령에 대해 파워콤이 제출한 해결방안을 두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는 비난을 제기하기도 했다.

파워콤은 라우터 서버 구축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지만 하나로텔레콤은 이를 두고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백본망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워콤은 하나로텔레콤과 두루넷도 동일한 AS번호를 쓰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맞대응했다.

그 결과 하나로텔레콤 역시 두루넷과 동일한 AS번호를 썼다는 점이 통신위에서 문제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 사안이 통신위 안건에 상정될 경우 하나로텔레콤은 자칫 파워콤처럼 시정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두 회사는 파워콤의 가입자 수를 두고 대립하기도 했다. 하나로텔레콤은 파워콤이 1달만에 6만 가입자를 유치한 것에 대해 "예약 가입자를 고려하면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외에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이미 포화됐고 하나로텔레콤을 비롯한 타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며 파워콤의 가입자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파워콤은 "아직 틈새 시장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타 사업자의 수와 상관없이 6만 가입자 모집이 가능했다"며 반박했다.

파워콤은 현재 비상 시 우회망 구축과 관련, 파워콤이 정통부와 통신위에 가상사설망(VPN) 구축을 골자로 하는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은 "백본망 구축이 최선"이란 주장을 바꾸지 않아 두 업체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신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소모전에 가까운 대립이 오히려 SO에 가입자 유치의 기회를 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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