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집값이 공급 부족 여파로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늘어나는 가구수에 비해 주택 공급은 턱없이 모자란 만큼 건축비 현실화 등 후속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택시장 전망 및 주택공급 활성화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발표자로 나선 김덕례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올 한해 전국 전체 주택 매매가격이 1.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2022년 4.7%, 지난해 3.6%에 이어 낙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8%, 수도권은 0.9%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2.7%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줄었고 미국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는 등 집값 상승 압력이 축적된 상황"이라며 "수도권 인기 지역은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고 지방 광역시도 향후 강보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월세 가격 또한 공급물량 급감 속 가구수는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2020년 7월 개정된 임대차법 시행 4년차에 따른 계약만기 도래 등으로 공급이 부족한 대도시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세롤 이어가고 상승폭도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대구와 부산, 광주 등 미분양이 쌓인 일부 지방 광역시와 시·군지역은 신규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전월세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의 등락 전망치는 서울은 2.3% 상승, 수도권 2.5% 상승, 지방 1.7% 하락이다.
◇"가구는 늘어도 주택 공급은 급감...사업성 높일 방안 절실"
세미나에서는 주택 수요·공급 현황과 주택 공급 부족 원인에 대한 분석도 함께 나왔다. 주산연은 독신가구와 외국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소형주택과 비아파트 공급이 급감했다고 진단했다.
주산연에 따르면 30세 도달인구는 예년(2017~2021년) 평균 67만명에서 2022~2024년 75만명으로 증가하고 독신가구가 늘어나면서 전체 가구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올해 예상 주택 인허가 물량은 38만호, 착공은 35만호로 예측돼 2017~2021년 평균인 54만호보다 적다.
김 연구위원은 "2020년과 2021년은 예년 평균 수준의 공급물량이 유지됐지만, 가구 수와 멸실 주택이 증가하면서 38만호 수준의 공급부족이 누적됐다"며 "2022부터 3년 동안에는 시장 침체에 공급이 감소하면서 47만호 정도 공급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주산연은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주택 사업성 저하와 주택 공급 감소 요인으로 △공사비 급등 △브릿지론과 PF에서 지나친 고금리 △분양가 규제와 비현실적인 기본형건축비·표준건축비 △과도한 기부채납과 개발이익 제한 등을 지적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으로 사업성 있는 사업장에 대한 확실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관리방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아파트 분양가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건축비가 실제 원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정리해 다주택자 중과제도를 적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일부 지자체가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과정에서 사업자에 분양가를 낮추도록 강제하는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분양가 조정지역이 아님에도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지역 내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입주자 모집 공고 승인 과정에서 분양가에 대한 사항을 규제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고 위반할 경우 벌칙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한 분양보증 심사를 할 때 시장 동향과 미래 시세, 미분양 시 임대료 전환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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