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딸을 간병하는 상황에서 남편에게 폭언과 경제적 압박에 시달린 아내가 이혼을 결심했다.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직장을 포기하고 자녀 간병·육아에 매진했지만 남편에게 오히려 모욕을 당한 아내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결혼 9년째 다섯 살 쌍둥이 남매를 키우는 사연자 A씨는 딸의 심장 수술을 계기로 퇴사 후 간병에 매진했다. 남편은 당초 아내의 퇴사를 동의했으나, 이후 아내를 '가정부'처럼 취급했다.
청소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집에서 하는 일이 뭐냐" "식충이가 따로 없다"는 등 폭언을 일삼는 남편은 급여 800만원 중 200만원만 생활비로 제공했다.
딸의 치료비가 추가로 필요했던 아내는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이에 화를 낸 남편이 이혼소송을 예고했고, 사연자 역시 이혼을 결심했다.
사연자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인해 '유책배우자'로서 남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게 될지 궁금해했다.
패널로 출연한 이경하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사연자가 아닌 남편이 유책배우자로서 배상의무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연자를 위로했다.
이어 "(아내에 대한 남편의) 반복적 폭언은 부당한 대우로 평가될 만하다"며 "아울러 남편이 '사연자분의 과소비로 마이너스 대출 채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 사연자는 식비·보험료· 공과금·병원비 등에 사용한 거래내역(카드·통장)을 제출해 (과소비가 아님을) 입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생활비 마련을 위한 마이너스 대출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혼인 기간 중 발생한 채무라도 부부공동재산의 형성, 유지를 위해 부담한 채무가 아니라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그러나 마이너스 대출을 생활비에 사용한 사실을 입증하면 큰 무리 없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조언했다.
'딸의 병원비가 양육비 산정에 참작되느냐'는 질문에는 "참작이 가능하다"며 "검진·치료·처방 비용 등이 계속 지출될 예정이라는 진단서 자료가 있으면 양육비 증액 요소로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변호사는 '남편의 폭언이 아내의 재산분할에 유리하느냐'는 질문에 "이혼 재산분할은 부부 공동재산 분배, 이혼 후 생활유지, 아울러 위자료 배상 성격을 포함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폭언 피해 등이 위자료 산정에 참작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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