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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반도체 신화' 주역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 '구원투수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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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DS부문장 위촉…"분위기 일신…반도체 미래 경쟁력 강화 위한 선제적 조치"
경계현 사장, 자진 퇴진…미래사업기획단장 맡아 미래 먹거리 발굴 주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의 구원 투수로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이 등판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환경 속에 반도체 사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영현 신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지난 2018년 삼성SDI 사장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삼성SDI]
전영현 신임 삼성전자 DS부문장이 지난 2018년 삼성SDI 사장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삼성SDI]

삼성전자는 21일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전 부회장의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임명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시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에 올라선 이후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를 압도해 왔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과잉에 따른 극심한 업황 침체가 주요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같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있어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겼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경 사장은 올해 초 주주총회와 사내 간담회 등에서 "우리가 AI 초기 시장에서 승리하지 못했고, (HBM 부문에서) 경쟁사가 삼성을 이겼다"고 인정하며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전방 수요 회복과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울러 HBM 5세대인 HBM3E 12단 양산에도 속도를 내며 '반도체 1등'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속에 AI의 등장으로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전 부회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운 이번 '깜짝' 인사는 이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LG반도체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D램, 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으며 배터리 사업을 키웠다. 작년 말 인사에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으며 '귀환',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을 이끌며 기술 혁신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경계현 신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이 지난 3월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반도체 사업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경계현 신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이 지난 3월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5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반도체 사업 전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기존 DS부문을 이끌어왔던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과 협의하고 이사회에도 사전 보고했다는 후문이다. 경 사장은 전 부회장이 맡았던 미래사업기획단으로 자리를 옮기고, 종전에 맡고 있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도 그대로 수행한다.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 경 사장은 2022년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맡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해 왔다. 향후 미래사업기획단을 이끌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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