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강남구 정비사업 대어 중 하나인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이 이달 재추진된다. 앞선 입찰 당시 대우건설이 단독입찰을 한 만큼 대우건설의 사업 수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이달 시공사 입찰을 재진행한다. 1983년 준공된 940가구의 개포주공5단지는 재건축으로 지하 4층 ~ 지상35층, 14개동 총 1279가구(임대 물량 145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조합은 상반기 중 시공사를 선정한 후 하반기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내년 초 이주와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
개포동 정비사업 후발주자인 개포주공5단지는 강남 재건축 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 단지 인근 개포자이프레지던스(4단지)는 지난 1월 전용 59㎡가 21억6000만원(26층)에 거래됐고 디에이치자이개포(8단지)는 지난달 전용 63㎡가 23억원(14층)에 거래될 정도로 가치가 올랐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 여파로 정비사업 곳곳이 파행을 맞고 있지만 자금력을 갖춘 주민이 다수인 개포동의 경우 사업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첫 시공사 입찰에서는 대우건설이 단독 입찰하며 한 차례 유찰됐다. 당시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사업 수주에 관심을 드러내며 경쟁이 예상됐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입찰을 포기했다.
두 차례 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야 수의계약이 가능한 만큼 조합은 유찰 이후 곧바로 시공사 입찰을 재추진했다. 지난달 5일 진행한 2차 현장설명회에서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등 8개 회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호반건설, 금호건설은 1차와 2차 모두 참여하며 관심을 보였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1차 입찰에 단독 입찰한 대우건설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평당 공사비가 840만원(총 6970억3300만원)으로 1차 입찰과 같고 대우건설이 오랜 기간 사업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만큼 1차 입찰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인근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현장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했다고는 해도 침체된 건설 경기 속에서 입찰에 참여할 만한 건설사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대우건설이 적극적으로 수주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이변이 없다면 대우건설이 수주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바로 옆 개포주공 6단지와 7단지 통합 재건축 사업이 5단지와 비교해 더 규모가 크다 보니 6단지와 7단지 사업에 집중하려는 건설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주민들의 수의계약 동의 여부다. 실제로 단지 내부에는 수의계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이 설치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수의계약 대신 건설사 간 경쟁을 유도해 단지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수의계약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장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수의계약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중개업소 사장 C씨는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의계약을 반대하는 주민은 100여명으로 (수의계약을) 찬성하는 주민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다른 회사가 참여한다면 좋겠지만 정비사업은 지체될수록 조합원들의 손해가 커지는 구조인 만큼 단독입찰이 되더라도 계약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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