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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후위기] 남극 이끼도 생존 방법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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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 남극 이끼의 극한 환경 적응 방법 찾아내

남극낫깃털이끼. [사진=극지연구소]
남극낫깃털이끼. [사진=극지연구소]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남극을 ‘차가운 사막’이라 부른다. 극한 날씨와 척박한 환경을 의미한다. 남극에서도 생명체는 있다. 이들이 혹독한 남극 극한 환경에 적응하는 시스템을 찾아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에서 식물이 얼어 죽지 않고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았다고 13일 발표했다. 식물의 유전자는 남극의 계절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환경변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남극세종기지는 여름철에도 평균 기온이 0~6°C에 불과하다. 일반 식물의 최적 성장 온도 15~25°C에 미치지 못한다. 강한 바람과 자외선으로 식물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비교적 생존 능력이 뛰어난 이끼와 지의류 등이 남극 식물 생태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정은 극지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2015년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약 1년 동안 매달 남극낫깃털이끼(Sanionia uncinata)를 수집해 남극의 계절 변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남극세종기지 주변에서 매월 채집한 남극낫깃털이끼 유전체 분석결과, 남극의 계절 변화에 따른 유전체 발현 패턴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남극세종기지 주변에서 매월 채집한 남극낫깃털이끼 유전체 분석결과, 남극의 계절 변화에 따른 유전체 발현 패턴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연구팀의 분석 논문을 보면 남극 이끼는 계절마다 서로 다른 유전자가 기능하면서 환경에 적응했다. 겨울에는 휴면 상태를 촉진하는 유전자를 발현해 생장과 대사를 중지했다. 여름철에는 생명 활동을 재개하는 전략으로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고 있었다.

극한 스트레스 환경에 특화된 이끼의 휴면 조절 능력이 특히 두드러졌다. 식물 휴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앱시스산’이 휴면 시작 시점과 휴면의 길이를 정하는 조절자로 작용했다. 여름철 큰 일교차와 강한 자외선에 대응하기 위한 항산화 유전자 발현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남극의 계절 변화에 따라 남극의 다년생 이끼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바뀌는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끼의 적응전략 규명에 이바지했다.

이정은 책임연구원은 “남극 식물의 극한 환경 적응 전략은 수백 년을 이어온 남극 식물 고유의 독특한 유전 자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남극의 식물들이 어떻게 다시 적응하고 변화해 나갈지 앞으로도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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