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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고공행진] "없어서 못 들어가요"…아파트 전세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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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42주 연속 상승…강동구 제외 전 지역서 매물 말라
"입주물량 부족하고 월세마저 오르며 전셋값 상승 당분간 불가피 "전망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매물은 많이 줄었어요. 계약갱신이 많다 보니 200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인데도 한 가지 평형대 매물이 많아야 5건밖에 없고 대부분 빠르게 거래돼요."

서울에서 가장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른 곳이 성동구. 행당동 소재 A중개업소 관계자는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행당역을 사이에 두고 행당대림아파트(3404가구)와 행당한진타운(2123가구) 등 대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전세 매물이 드물다고 전했다.

1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 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1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 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기준 29개였던 행당대림아파트 전세 매물은 12일 기준 10개로 줄어 있다. 행당한진타운은 같은 기간 16개에서 12개로 줄었다. 이사철 실거주 수요가 몰리며 나타난 현상이다.

전세 매물 가뭄은 행당동만의 현상이 아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 3만4822개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2일 3만2705개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매는 7만3929개에서 8만1465개로 늘어 대비된다.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은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아파트가격에 따르면 서울은 3월 1주차(3월 4일 기준)까지 누적 상승률이 0.6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역전세 우려로 약세를 보인 전세는 5월 상승세로 접어든 후 42주 연속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성동구가 올해 1.64% 상승해 가장 상승률이 높았고 노원구가 1.2%, 은평구가 1.18% 올랐다. 매물이 다수 나온 강동구만이 0.07% 하락하며 서울에서 유일하게 약세를 보였다.

KB부동산 자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87.009로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가 87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2월(88.125)이후 1년 만이다.

행당동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단지는 행당역 역세권이라 매물이 원래 적지만 최근에는 매물이 더 준 것 같다"면서 "행당대림아파트 전용 59㎡는 지난해 연말에는 4억5000만~5억원 수준에 거래됐는데 최근에는 5억5000만원 매물도 나온다"고 말했다.

매물이 적다보니 거래량 또한 감소세가 뚜렷하다. 직방이 12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320건에 그쳤다. 계약일 기준인 만큼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 1월 1만2388건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2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비율(전세가율) [사진=KB부동산]
최근 2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비율(전세가율) [사진=KB부동산]

매맷값이 주춤한 사이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가율 또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2월 전세가율은 52.4로 전달 대비 0.2%P 올랐다. 전세가율은 전세 거래 중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올랐음을 뜻한다. 지난해 4월 50.8%까지 떨어졌던 전세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어 서민 주거난이 심각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 4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입주 예상 물량 중 청년안심주택(역세권청년주택)과 공공주택,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을 제외한 분양 물량은 2만4737가구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지난해 입주 물량(3만2879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8142가구(24.7%) 감소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금리로 대출이 막혀 있는 상태에서 자금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전세로 이동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었다"면서 "개포동 등 강남 신축 전세 매물이 소진됐고 올해 입주 예정물량이 수요보다 부족해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제외한 지역은 입주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고 매수대기자들 사이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세 상승도 전셋값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전월세전환율은 4.7%로 2022년 동월 4.4%보다 0.3%p 올랐다. 2021년 같은 기간 4.1%였던 전월세전환율은 2022년과 지난해 연달아 상승했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월세가 올라 전세에 비해 월세 거주자의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이전에는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는 추세였지만 월세 오르면서 전세로 돌아서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택 구입이 부담스러운 시기에 월세도 오르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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