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구?…이준석, 어느 지역구로 가나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총선 출마 지역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수도권 출마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으나, 이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이 대표 '대구 출마론'을 띄우면서 분위기가 급선회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C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대구에 출마한다면) 보수 성향이 강한 곳에서 새로운 소위 정치 신인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호소를 하면 먹힐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자기 스스로 어디에 출마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그쪽이 좀 유리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무게를 실었다.

이 대표도 가능성을 열어두며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그런 발언은 정권 심판이나 보수의 적장자론을 가지고 정확히 정면승부하자는 말씀 같다"며 "다 틀 안에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의 가장 큰 전략자산으로 여겨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당초 이 대표는 이달 말께 출마 지역구를 결정, 현장에서 당 총선 전략 전체를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향자 원내대표(경기 용인 갑), 금태섭 최고위원(서울 종로),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 을), 조응천 의원(경기 남양주시 갑) 등 당 내 주요 인사들이 속속 지역구를 결정한 것과는 달리 이 대표가 총선을 50일여 앞두고도 지역구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지역 공략 방법을 짤 시간도 부족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 측근인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 빅텐트가 합당하고 다시 분당하는 과정에서 (지역구 발표가) 지체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주 내로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이 대표도 현 시점에서 여러 전략을 염두에 두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고민 중인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구와 수도권 모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이 대표가)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판단과 당의 요구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그래도 수도권에 나가서 싸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출마를 결정지은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 대표가 수도권에서 당 총선 승리에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양향자 원내대표가 말한 K-벨트(경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에도 2~40대 등 젊은 유권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소구력이 있는 이 대표가 이 지역에서 같이 선거를 뛰어주면 분명히 수도권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도 "아직 (이 대표가 출마지를) 정하지 못한 것은 맞다"며 "당 내부 의원님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수도권에 나가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수도권 지역구로는 서울 노원병과 경기 수원·용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