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개혁신당이 합당 열흘 만에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준석-이낙연 대표가 총선 주도권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당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19일 오후 김종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새로운 미래와의 통합 파기를 사실상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밤 이낙연 대표와 만나 거취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분당 기로에 서 있음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앞서 이날 내내 당 내에선 파열음이 터져나왔다. 당장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제3차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최고위가 선거 캠페인과 정책 결정권 일부를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기로 결정하자 김종민 의원이 "이게 회의냐"며 격분했다. 이낙연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의 승리를 위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권의 신속성과 혁신성을 담보하고자,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해 김용남·김만흠 공동 정책위의장과 협의해서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즉각 '사당화'라고 반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운동 전체를 이준석 대표 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민주 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정책 결정권 위임도 마찬가지다. 어떤 민주 정당에서 최고위원회의가 검토도 안 한 것을 개인에게 위임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전두환 씨가) 나라가 어수선하다며 국보위를 만들어서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곧바로 새로운미래가 기존 언론 소통창구 명의로 당 공식입장을 냈다. 새로운미래는 입장문에서 "개혁신당 최고위원회는 오늘 '이준석 사당'을 공식적으로 의결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 이는 2월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되받아쳤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을 겨냥해 "(두 사람) 격한 모습은 좋지 않다. 표결 결과는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미래를 제외한 4개 정파가 (권한 위임) 의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사당화는 이럴때 쓰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5개 정파 중에서 4개 정파가 동의한 게 거꾸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언론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민 의원이 이날 오후 전격 현안 관련 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통합 파기'를 기획·집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사실상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끌고오기 위해 이낙연 대표를 몰아내야 한다, 지워버려야 한다, 그런 의도로 또는 그런 계산으로 오늘 최고위에서 말도 안되는 비민주적인 그런 안건을 강행했다"고 성토했다. 또 "이 대표 등 새로운미래 인사들과 오늘 밤 숙고 후 내일 오전 11시에 이 대표가 직접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실제 분당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통합은 우리가 깨는 게 아니고 이준석 대표가 통합을 깨는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내일까지 그 행동을 멈춰야 통합이 유지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들은 이준석 대표는 김 의원 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새로운미래 측에서 오늘 최고위 표결에 불응하기 위한 비난성 발언을 했다"며 "대응하지 않겠다. 민망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미래 탈당으로) 의원 수가 5인 미만이 될 경우 국고보조금은 전액 반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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