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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금 인상률 2.5% 제시…노조 반발 속 교섭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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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교섭서 사측 제시…노조, 통합노조 추진·연대 투쟁 논의 등 병행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사측이 임금 기본 인상률 2.5%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이어가는 한편, 통합노조 추진과 연대 투쟁 등 논의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삼성전자 본관.  [사진=아이뉴스24 DB]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삼성전자 본관. [사진=아이뉴스24 DB]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대표 교섭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5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사측은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을 예상 물가 인상률 수준인 2.5%로 제시했다. 사측은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도 같은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금 인상률로 전삼노는 8.1%를, 노사협의회는 5.74%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체 직원에게 지급하는 총연봉 재원의 증가율을 말한다. 기본 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더해 정해진다. 지난해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기본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 등 평균 임금 인상률이 4.1%로 책정했지만, 노조 공동교섭단이 반발하며 쟁의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번 임금 교섭은 작년과 올해 교섭을 병합해 진행한다.

전삼노는 전날 '2024년 임금교섭 소통방송'을 통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사측에서 공통인상률(베이스업) 2.5%를 포함한 제시안을 가져왔다"며 "15일과 16일 집중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삼노는 다음 달 21일 임금 인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3월 15일 이전에 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4차 교섭 결과와 관련해 전삼노는 "5차 교섭에서도 사측 제시안이 없을 경우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단체행동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5차 교섭에서 사측이 2.5% 임금인상률을 제시하면서 우선 교섭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0.5%를 처음으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라는 평가다.

전삼노는 "사측에서 0%의 공통인상률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5%라는 최소한의 기준을 가져오며 성의는 보여준 것 같다"며 "우리가 제시한 8.1%와는 갭(차이)이 크지만, 이제 교섭을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향후 인상률 확대)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례 없는 반도체 업황 침체로 지난해 반도체(DS) 부문에서만 15조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며 반도체 사업 흑자 전환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초유의 사태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지난달 DS 부문은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DS 부문 임원들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임금협상은 최근 격려금 지급 등에 대해 노사 간 갈등이 커지면서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성과급 기준인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확정해 공고했다. 그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최대치인 연봉의 50%, TV사업을 맡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연봉의 43%로 결정됐다. 작년 7%를 받았던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의 올해 OPI 지급률은 12%로 책정됐다.

반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OPI 지급률 0%로 결정됐다. DS 사업부는 지난해 초 OPI로 연봉의 50%를 받는 등 그동안 거의 매년 연초에 연봉의 50%가량을 성과급으로 받아왔지만, 반도체 사업의 역대급 실적 부진으로 올해 빈 봉투를 받게 됐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최근 직원들에게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 DS 사업부 내 직원들 사이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삼노는 조합원 가입 수가 작년에 비해 더 확대되면서 커진 협상력을 바탕으로 임금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전삼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조합원 수가 처음 1만 명을 돌파한 뒤 이날 오전 9시 기준 1만7594명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명)의 약 14%에 달한다. 임금 본교섭 직전인 지난달 9일 1만891명(전체 직원의 약 8%)이었지만, 한달 새 7000명 가까이 노조 가입자가 늘었다.

전삼노는 사측과의 교섭과는 별개로 투쟁 준비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1·2·3·4노조 통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미팅을 잡을 예정"이라며 "민주노총 산하 애니카 지부 등과 함께 연대투쟁을 위한 논의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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