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미국 특허청(USPTO)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의 GPT 상표 등록 신청을 거절했다. GPT는 일반적인 기술 명칭이어서 오픈AI가 독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I 모델 이름에 GPT를 쓰고 있는 카카오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기존 AI 모델을 고도화한 '코GPT 2.0'(가칭)의 공개 여부와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2021년 11월 자체 개발한 AI 모델 '코GPT'를 선보였다. 이후 이를 고도화한 새 AI 모델을 개발해 왔다. 기존 AI 모델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에서 새 AI 모델은 '코GPT 2.0'이라는 가칭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오픈AI가 GPT라는 이름을 다른 회사가 사용할 수 없도록 제동을 걸면서 카카오는 고민이 생겼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글 요약이나 작문 등을 수행하는 '챗GPT'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오픈AI는 GPT에 대한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지난해 4월에는 GPT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에 GPT를 붙이지 말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은 브랜드 표기 가이드라인도 제시하면서 상표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픈AI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찌감치 명칭을 변경한 경우도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판 챗GPT'는 프로젝트 추진 초반에 '서치GPT'라는 가칭으로 언급됐다가 서비스 출시 시점에는 클로바X로 공개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특허청이 오픈AI의 상표권 등록 신청을 거절하면서 상황은 다시 급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GPT의 T(Transformer)는 딥러닝 모델 중 하나로, 결국 기술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상표 등록으로 이를 독점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결정으로 GPT를 포함한 AI 서비스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픈AI가 미국 특허청의 이번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있어 카카오로서는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코GPT 2.0'라는 이름을 쓸지 여부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코GPT 2.0'과 관련해서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며 "이름을 그대로 쓸 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리스크를 덜게 됐음에도 카카오가 자사 AI 모델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건 AI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 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당초 지난해 중으로 '코GPT 2.0'을 선보이기로 했지만 관련해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가 공언했던 출시 일정이 물 건너간 건 AI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아울러 현재 시점에서는 AI 모델 공개에 방점을 두기보다 일상에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내부에서 전략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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