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작년 영업손실 폭을 줄인 효성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다만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영업 손실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지주사 효성그룹의 재무적 지원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 공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작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2조7916억원, 영업손실 1888억원을 기록했다.영업손실은 2년 연속 이어졌으나, 전년 3367억원에 비해 43.92% 증가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2%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효성화학 측은 "2023년 하반기 베트남 법인의 설비가동 정상화와 원자재인 프로판 가격 하락으로 손익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법인은 오랜 기간 효성화학 실적 부진의 주원인이었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7월 폴리프로필렌(PP)과 탈수소화(DH) 시설을 갖춘 대규모 화학단지를 완공했으나, 설비 문제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효성화학은 작년 3분기 기준 8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부채비율이 3500%에 육박했다.
그러나 작년 7월 이후 공장 설비가 정상화되면서 3분기 영업이익 12억원으로 첫 흑자를 달성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재작년과 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이 재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작년 하반기 반응기 교체 이후 베트남 프로판 탈수소화공정(PDH) 설비의 트러블이 없고,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유럽·일본 등으로 고부가 PP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누적된 영업손실로 인한 재무건전성이 과제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지주사인 효성그룹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효성그룹은 지난 31일 공시를 통해 오는 22일 효성화학의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채권형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으로 안전성이 있어 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 증권이다. 작년 10월 약 50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유상증자에 앞서 9월 총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특수가스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분을 매각하는 계획도 검토 중에 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은 반도체를 세척하는 특수가스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효성의 NF3 생산 능력은 글로벌 3위 수준으로, 전방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뚜렷해 경쟁력이 높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에 대해 "PP·DH 규모의 경제 실현, 캐번(동굴형 저장고)의 안정적인 수익성, NF3의 시장 경쟁력 확대와 특수가스 사업 확장 등으로 향후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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