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추워지는 날씨에 아무런 이유 없이 온몸에 통증이 느껴지고 피로와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겨울철 근육통이 아닐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증상이 오랫동안 이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더욱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대표적 만성 증후군 중 하나인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여성이 남성의 2배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섬유근육통은 전신의 관절과 근육에 만성적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하는 질환으로 불면, 피로, 우울 등 정신적 장애까지 같이 오는 사례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련 통계를 보면 섬유근육통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에는 7만여명의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요양급여비용총액 또한 2010년 약 38억원에서 2022년 100억원까지 약 2.5배 증가했다.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에 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미국, 스페인, 독일 등 해외에서는 관련 연구가 많이 이뤄졌는데 국가마다 환자의 특성이 달라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유진실 한의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국내 섬유근육통 환자의 특성과 의료 이용 현황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총 8년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자료(HIRA-NPS)를 활용해 연간 1회 이상 섬유근육통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3만1059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먼저 환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남성이 1만492명, 여성이 2만567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가까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의 증가세가 약 11%로 연령층 가운데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동반되는 질환(복수 응답)의 경우 허리 통증과 골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가장 많았다. 비중도 갈수록 증가했다. 허리 통증은 2011년 1875건(42.1%)에서 2018년 1902건(55.9%)으로 13.8%포인트(p), 골관절염은 1497건(33.6%)에서 1574건(46.3%)으로 12.7%p 각각 증가했다.
정신적 장애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별 환자 100명당 방문 횟수를 분석한 결과 한의원·한방병원이 평균 40.7회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형외과(25.5회)와 내과(16.5회)가 뒤를 이었다. 비약물치료 처방의 경우에는 침치료가 평균 40.5회로 일반 물리치료(16.8회)보다 앞섰다.
연구팀은 섬유근육통에 대한 약물 처방률과 처방 기간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진통제로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를 처방받는 환자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진통제와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3가지 이상 혼합 처방받는 비율도 함께 증가했다.
대부분의 약물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처방률과 긴 처방 기간을 보였고, 혼합 처방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심리적 증상과 근골격계 통증의 영향을 받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진실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섬유근육통 환자의 의료 현황을 장기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섬유근육통의 한의임상진료 지침 수립에 도움이 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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