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택시앱 프리나우 인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리나우와 의견을 조정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인수가 사실상 불발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프리나우 인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위원회는 카카오 계열사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말 프리나우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그룹을 주요 주주로 둔 프리나우는 이탈리아, 독일, 영국, 스페인 등 유럽 11개국 170개 도시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프리나우의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인수 제안가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는 이 가격이 과도하다고 보고 인수안을 반대했다. 대신 관광 수요 가 높은 유럽 주요 거점 도시와 국가 위주로 프리나우를 인수하는 내용의 권고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인수안을 수정해 다시 제출했지만 프리나우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세부 운영 사항에 대해 매도인과 의견을 조정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인수가 결렬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나우의 주요 주주인 메르세데스-벤츠, BMW그룹 등이 매각에 급한 상황이 아니어서 인수가 사실상 불발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럽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발판을 위해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지난 3월에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프리나우 인수 작업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카카오 계열사의 해외 기업 인수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최근 카카오페이의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도 무산됐다. 올해 4월부터 시버트 인수를 추진한 카카오페이는 시버트 지분 51%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버트로부터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으면서 지난 20일 카카오페이는 시버트의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계약 변경 사항을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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