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재생에너지 3배’ 서약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국제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앞으로 매우 발 빠른 관련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선진국보다 훨씬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COP28에 참가한 우리나라 정부가 1일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의장국 아랍에미리트(UAE)의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에 동참이 유력하다고 현지 참가한 전문가들이 전했다.
국내외 시민사회 전문가는 한국 정부의 서약을 환영하며,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최저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정부 투자, 제도 측면 등에서 동참 뒤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올 당사국 총회 의장국을 맡아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자는 내용 등을 담은 이니셔티브를 준비해 왔다. COP28 의장인 술탄 알 자베르(Sultan Al Jaber)는 지난 3월 참가국에 ‘10년 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대와 에너지 효율 매년 4%씩 개선’ 등을 약속해 달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이런 노력의 결실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이 동참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선진국 가운데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나라이다.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동참 이후 행동이 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이지선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장은 “글로벌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3배 늘리기로 한 이번 선언은 전 세계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며 “다만 한국과 같은 선진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더 큰 책임이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훨씬 더 빠르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 최고운영책임자 스튜어트 뮬린(Stewart Mullin)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7년 동안 빠른 속도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자 이번 서약은 정부, 산업계, 투자자, 시민사회에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며 “풍력 발전의 성장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를 위해 해외에 투자 중인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 금융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와 신규 유연성 자원 확대를 뒷받침할 공정한 전력시장으로 개선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2021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 비중이 전체 전력의 4.7%로,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전체 에너지 대비 평균 28.1%임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비율이다. 이는 G20 국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가장 낮다. 이런 상황임에도 윤석열정부는 올해 1월 확정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30.2%에서 21.6%로 오히려 낮춰 잡았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재생에너지를 3배로 확대하는 글로벌 약속이 반쪽짜리 구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는 국가 정책 변화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전력 시스템과 발전사업 인허가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영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정의당)은 “이번 COP28은 국가 단위의 노력이 평가받는 첫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이 있는 만큼, 정부의 의지와 역할을 재고하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한 뒤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에 부합하는 재생에너지 정책이 이어져야 하고 시대에 맞는 규제와 공정한 보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는 정책으로 더 이상 후발 주자가 아닌 글로벌 모멘텀을 주도하는 리더십 있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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