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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금 그곳은] "밀지 마!"…광진구청의 '핼러윈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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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감지시스템 시연, 급작스런 인파밀집 막을 수 있을까

이날 시연에는 언론사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정종오 기자]
이날 시연에는 언론사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밀지 마! 넘어지겠어! 깔린다고!”

25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건대입구역. 가까운 ‘건대맛의거리’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인파가 갑자기 몰려 뒤에서 미는 바람에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쓰러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비상 상황을 전파 받은 구청 관계자 5~6명이 현장으로 뛰어왔다.

이들은 “이곳으로 안전하게 천천히 이동하세요!”라며 인파를 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비명 소리도 잦아들고 한꺼번에 좁은 골목에 몰렸던 인파들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하나, 둘씩 이동을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동일로22길 일대)에서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인파감지시스템 시연이 이날 있었다. 인파 밀집 위험단계는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한다.

인파감지시스템의 지능형 CCTV. 4군데 골목 곳곳을 확인해 인파 밀집도가 얼마인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인파감지시스템의 지능형 CCTV. 4군데 골목 곳곳을 확인해 인파 밀집도가 얼마인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밀집도가 달라지는 상황을 연출해 서울시와 관계기관(구청, 경찰과 소방 등)이 인파 해산을 위해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좁은 골목(30㎡)에 단계별로 주의 단계는 1㎡당 3명(약 30㎡ 약 90명), 경계 단계는 1㎡당 4명(약 120명), 심각 단계는 1㎡당 5명(약 150명)이 밀집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오는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지난해 이태원에서 발생했던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사전 대응 훈련이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오 시장은 주변을 직접 점검한 이후 관계자의 브리핑을 듣고 시연을 직접 참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마이크 잡은 관계자 왼쪽)이 25일 오후 2시 30분쯤 건대맛의거리에서 인파감지시스템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마이크 잡은 관계자 왼쪽)이 25일 오후 2시 30분쯤 건대맛의거리에서 인파감지시스템의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이번에 시연한 시스템은 지능형(AI) CCTV를 활용해 위험 징후를 사전에 알리는 ‘인파감지시스템’에 있다. 지능형 CCTV가 실시간으로 한명, 한명 모이는 정도를 파악한다. 특정 골목이나 지역에 1㎡당 3명이 감지되면 주의 단계를 발령한다.

즉시 서울시 상황실에서 관련 구청으로, 구청에서는 소방과 경찰과 연계해 대응하도록 했다.

이번 현장점검은 서울시가 핼러윈 기간에 인파가 밀집할 것으로 예상한 16개 지역 중 광진구 건대맛의거리를 대상으로 핼러윈 안전관리대책을 오 시장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 점검하고자 마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29일 핼러윈 때) 당초 14개 지역에 대해 인파 밀집을 예상했는데 행정안전부와 핼러윈 대비 인파 안전관리 대책 회의를 한 결과 2개 자치구의 안전관리지역을 추가해 총 16개 지역에 대해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파밀집 '주의단계'가 발령되면 가까운 곳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시민들이 안내방송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인파밀집 '주의단계'가 발령되면 가까운 곳에 설치돼 있는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나온다. 시민들이 안내방송에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올해 핼러윈은 이태원 참사의 풍선효과로 이태원뿐 아니라 홍대, 건대맛의거리, 강남역 등 여러 지역에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계기관의 사전 안전관리 대책을 점검하고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위기관리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이날 시연에는 오 시장을 비롯해 김경호 광진구청장도 함께 했다. 김 구청장은 “광진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시에서 교부받은 예산으로 구 내 인구밀집이 예상되는 건대맛의거리 일대 9개 지점에 CCTV 25대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훈련은 먼저 60명의 시민이 골목에 밀집한 상황을 확인한 시민 두 명이 119에 신고하는 상황을 가정해 시작됐다. 119를 통해 접수된 신고 내용이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에도 동시에 공유되고,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관계기관에 전파되는 모습을 사전에 촬영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주의단계’에 있는 골목의 가까운 스피커에서 “다중인파가 감지됐습니다. 지금 건대맛의거리는 인구 밀집도 주의단계입니다. 좁은 골목에 진입하지 마시고 현 지역을 벗어나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어 다닥다닥 붙어 있던 인파들은 안내방송에 따라 안전하게 이동했다.

다중운집 위험 ‘주의’ 단계(1㎡당 3명)에서는 위험 상황을 인지한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이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에 연락, 인파감지 CCTV에 부착된 스피커를 통해 인파 해산 방송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

인파밀집 '경계단계'가 발령되면 구청 관계자가 출동해 직접 인파 해산을 이끈다. [사진=정종오 기자]
인파밀집 '경계단계'가 발령되면 구청 관계자가 출동해 직접 인파 해산을 이끈다. [사진=정종오 기자]

다음 ‘경계’ 단계(1㎡당 4명)에서는 현장 안내 방송에 더해, 인근을 순찰하던 광진구 현장대응조가 장소에 투입돼 인파를 해산했다. 마지막 ‘심각’ 단계(1㎡당 5명)에서는 광진구 인력뿐 아니라 광진경찰서, 광진소방서 인력이 함께 투입돼 인파를 해산하는 장면과 경미한 부상자 발생에 대응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실전 훈련이 마무리 됐다.

오 시장은 “오늘 현장에서 직접 지켜보니 준비태세가 지난해와 달리 확실히 체화된 느낌이 들어 안심이 된다”며 “앞으로 5일 동안 인파밀집 상황을 철저히 관리, 점검할 것이며 서울시‧구 재난안전상황실에서도 철저히 현장 안전을 모니터링해 이번 핼러윈 인파밀집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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