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이 카카오를 강타하고 있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된 데 이어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초유의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 작년 이맘 때 서비스 장애로 뭇매를 맞은 카카오가 올해도 '10월의 악몽'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지난 19일 새벽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시세 조종 의혹을 받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다. 배 대표는 올 2월 SM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하던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식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와 계열사의 투자 전략을 총괄하던 배 대표의 구속으로 해외 시장 공략 등 시급한 의사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M의 음악·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의 기술을 결합해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띄운 SM 인수 승부수가 계열사 전반의 사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이르렀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전방위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배 대표 등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현행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 지분 10%를 초과해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올 6월말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가진 최대주주다.
카카오는 공교롭게도 10월만 되면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서비스 장애 복구가 지연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카카오톡 일반 이용자부터 생업에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던 소상공인까지, 각계각층에 대한 피해 보상을 마무리하는데 약 8개월이 걸렸다.
10월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점도 '국감 단골' 카카오에는 부담 요인이다. 올해는 소환을 면하는가 싶었던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오는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추가 채택됐다.
앞서 국회는 카카오의 스포츠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VX의 문태식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최종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카카오VX는 골프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경쟁사인 스마트스코어와 아이디어 도용 논란, 기술 탈취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이에 종합 국정감사에 다시 카카오 경영진인 홍 대표를 소환해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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