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지난 4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 주요 수입맥주 가격을 평균 9.1% 인상했던 오비맥주가 국산맥주 카스 가격을 이날부터 인상한다. 오비맥주 측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맥주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의 방아쇠를 당긴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11일 오비맥주는 이날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국산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다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500㎖ 캔 제품가는 인상하지 않는다.
국내 가정용 맥주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가를 인상하면서 경쟁사인 하이트맥주는 물론 롯데칠성음료 등의 기업들도 맥주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들은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류 업계에서는 후발 주자들도 연말 성수기 전 맥주 가격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례상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경쟁사들도 즉시 가격을 올려왔다.
오비맥주가 주요 제품가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만이다. 하지만 '국산맥주 가격 동결'을 외쳤던 지난 4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375ml 실속팩 용량을 370ml로 줄인 것을 포함하면, 올해만 사실상 두 번의 가격을 인상한 셈이 된다.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 이후 주류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점쳐지면서 외식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껏 공장 출고가가 50원~100원 오를 경우 식당가에서 주류는 500원에서 1000원 가량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아직 하이트진로 등의 맥주 가격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업체 제품가가 오를 경우 맥주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미노 인상 이후 식당가에서는 병당 맥주 가격이 서울 기준 6000원 이상에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한 상태여서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품가에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경쟁사가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환율 불안과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물류비 인상 때문에 제품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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