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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3역' 최태원 회장의 광폭 행보…재계 넘어 '사회적 리더'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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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체인지'로 자산 10배 껑충…사업 구조·체질 개선 가속화
부산엑스포 민간위원장 맡아 사회적 리더로서 존재감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룹 총수 외에도 국내 주요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까지 1인 3역을 소화하며 눈코 뜰 새가 없지만, 뚝심 있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태원 SK 회장(오른쪽)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최 회장은 올해 62세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아 '재계 맏형'으로 불린다. 그러나 처음부터 맏형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은 부친 최종현 선대회장이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서둘러 회장직에 올랐다.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혁신적 변화(deep change)를 할 것이냐, 천천히 사라질 것이냐(slow death)"고 강조하며,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때 최 회장의 나이가 38세였다.

◇ '재계 막내'에서 '맏형'으로…25년간 SK 자산 10배 '껑충'

'재계 막내'로 첫발을 내디딘 최 회장은 지난 25년간 그룹 성장을 이끌며 성공한 기업인, 글로벌 사회 리더로 인정받았다. 이를 방증하는 사례가 그룹 자산 총액 증가다. 1998년 자산 33조원에서 2022년 327조원으로 25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3계단' 상승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37조원에서 2022년 224조원으로,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9조원으로 늘었다.

그룹 계열사도 대폭 증가했다. 지난 1998년 41개였던 계열사는 지난해 198개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구성원도 1998년 2만3882명에서 지난해 12만5762명으로 6배 늘었다.

특히 SK그룹은 최 회장의 주도 아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해외 거점 확대 등을 빠르게 이뤄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SK그룹 수출액은 83조원으로 최 회장 취임 전 대비 10배 증가했다. 이는 국가 총수출액 863조7700억원 중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가운데)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가운데)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선대 회장이 기틀을 닦은 그룹의 기존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Chip))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는 당시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BBC 중심의 그린·첨단 분야로 확장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최 회장은 그룹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로 하이닉스를 3조원에 인수했다.

이를 기술력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양 날개를 갖춘 성장 동력으로 본 최 회장의 혜안과 선제적인 투자 덕분에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통신)·SK이노베이션(석유화학)과 함께 SK그룹의 3대 주력사로 거듭났다.

하이닉스 인수는 198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와 함께 SK그룹의 역사를 바꾼 3대 빅딜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내수 기업의 한계를 벗어나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인수·합병(M&A)에 대한 뛰어난 감각이 SK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된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5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OVAC 2019' 행사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5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OVAC 2019' 행사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

최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바이오·수소·신재생에너지 등 탈탄소 그린·첨단 산업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SK는 기존의 배터리 사업, 석유 개발 사업을 해온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2021년 SK온을 설립했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제조 솔루션 기업 SK온은 북미, 유럽, 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확장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미국 조지아주에 2개 공장을 둔 SK온은 작년 7월에는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하고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에서 출발했다. 최태원 회장은 선대회장 철학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해 신약 개발은 물론 백신, 의약품 위탁생산 등 바이오 산업 전반을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로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SK팜테코 등 바이오 계열사를 설립했다. 반도체와 배터리에 비해 바이오 분야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평가가 있으나, SK그룹은 향후에도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 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ESG 경영 선도 '리더' 평가

특히 최태원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에도 꾸준히 집중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SK그룹은 사회적 가치·ESG 경영을 가장 체계적이고 선도적으로 추진한 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앞서 2020년 11월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8개 관계사는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이후 최 회장은 2021년 6월 확대경영회의를 통해 그룹 차원의 넷제로를 선언했다. 그해 10월 CEO 세미나에서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톤(t)의 탄소를 줄이는 데 SK가 기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도 최 회장은 2021년 3월 국내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이후 국가경제 발전과 사회공헌 등 경제계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5월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은 이후부터는 한국 기업인 대표 외교관으로 변신해 한 표라도 더 많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에도 최 회장은 프랑스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에서 '2030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 심포지엄'을 열며 유치 도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쳤다. 최 회장은 "작은 나라든 큰 나라든 나라마다 저마다 처한 과제들이 있다"며 "우리는 나라마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누가 다른 나라가 처한 어려움을 고민해 주겠나"라고 인사말을 통해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60대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이제 사회에 공헌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부산엑스포는 우리가 세계를 이끌어가는 소프트파워를 가진 선도국가로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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