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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회사, 감청기술 제공하라" 논란....통비법 시행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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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의 무작위 민간인 도청사건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이 수사 편의를 위해 통신비밀 보호를 등한시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통신업체들에 감청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사항을 둔 점이나, 통신사실확인자료(전기통신일시, 사용도수, 인터넷로그기록, 접속지 추적자료 등) 보관기관을 현행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린 점은 '통신비밀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법 취지와 맞지않는다는 지적이다.

◆"통신회사, CDMA 감청기술개발해야 한다?"

법무부가 지난 6월 입법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제한조치(감청)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에 필요한 설비, 기술, 기능 등을 제공해야 한다.

통신회사들이 수사기관의 감청 업무에 '기술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점이 명문화된 것이다.

이 시행령이 입법예고되자 통신회사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한 통신회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CDMA는 도청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수사기관의 이동전화 감청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기술을 개발하라는 말인지 혼란스럽다"며 "국정원에서는 통비법 시행령 논의시 통신회사가 제대로 제공하지 않을 때 허가취소 등 처벌조항을 넣자는 의견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행령 조항은 미국정부가 통신업체에 수사기관의 감청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한 칼레아(Calea)법을 준용한 것 같다"며 "칼레아법은 입법과정에서 뿐 아니라 그 적용범위를 두고 미국에서도 논란이 진행중인 만큼, 우리나라도 비슷한 규정을 도입하려면 시행령이 아니라 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레아법(수사지원을 위한 통신보조법)은 법원의 영장은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합법적인 감청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통신업체는 수사기관의 감청에 적극 협조하고 통신업체 상호간에도 용의자의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검찰국 검찰 제3과 관계자는 "시행령에 담은 것은 법에서 위임한 일반적인 입장을 담은 것일 뿐, CDMA 감청기술을 개발하라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통신비밀보호법에는 "통신사업자는 수사기관의 장이 집행하는 감청이나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요청에 협조하라"고만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시행령에는 설비와 기술, 기능이라고 훨씬 구체적으로 명문화돼 있는 것.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업체, 부가통신업체, 별정통신업체 등 수백개에 달하는데 모든 전기통신사업자들에 감청을 위한 기술을 제공하라는 말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미국의 칼레아법은 통신사업자에만 해당되고 정보사업자(우리로 치면 부가통신사업자)는 제외되는 등 훨씬 적용 범위가 좁다"고 말했다.

전응휘 위원은 또 "미국의 칼레아법은 통신회사들이 이동전화,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등을 서비스할 때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을 넣는 것인데,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규제를 도입하려면 이로 인해 신기술 서비스가 제약을 받지 않는지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며, 만약 필요하다면 법으로 해야 옳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사편의에 개인정보 보호가 침해당하지 않으려면 하루속히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마약수사국(DEA)이 "인터넷전화도 수사기관이 감청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받아 들여 칼레아법에서 관련규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은 자사의 통신장비에 별도의 감청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수사편의위해 통신사실확인자료 보관기관 늘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은 통신회사 서버에 보관되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전기통신일시, 사용도수, 인터넷로그기록, 접속지 추적자료 등) 보관 기간도 늘렸다.

현재 이동통신회사들은 6개월동안 보관하고 있는데, 이를 12개월로 늘린 것.

법무부 검찰국 검찰 제3과 관계자는 "입법예고된 안에서는 시내전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12개월간 보관토록 돼 있지만, 규제개혁단 및 법제처 심의과정에서 이동전화와 국제전화는 12개월, 시내외전화는 6개월, 인터넷로그기록은 3개월로 바꾸는 등 수사기관뿐 아니라 해외 사례 등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차관회의에 올라갈 최종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통신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동전화 등에서 통신사실확인자료 보관기간을 늘린 데 반대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현재하고 있는 6개월만 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해 6개월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냈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상반기 당정협의 때 당에서는 3개월 혹은 현행처럼 6개월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법무부가 수사 편의만을 위해 12개월로 하자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당요금청구에 대한 민원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소비자보호원도 이동통신 통신사실확인자료 보관기간은 6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기헌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연구팀장은 지난 3월 국회 토론회에서 "소보원에 제기된 민원중 부당요금 청구 등에 대한 불만이 많은 만큼, 과금정보(통신사실확인자료)는 6개월 정도 보관하는게 필요하다"며 "기본은 6개월로 하되, 원하면 정산후 즉시 삭제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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