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IT산업이 비교적 덜 발달된 과거에는 길거리에서 직접 호객꾼이 전단지나 소정의 홍보용 기념품을 돌리며 호객행위를 하는 오프라인 마케팅이 주를 이뤘습니다. 길거리에서 이뤄지는 홍보인만큼 정확한 타깃 수요층을 한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요. 홍보 인력이 대면해 전달코자 하는 메시지를 강력하고 정확하게 줄 수 있다는 점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보급으로 온라인 마케팅 활동이 더 활발한 상황인데요, 부동산업계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등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도 많은 만큼 온라인에서의 주거상품 홍보 마케팅이 눈에 띄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특히, 오랜 기간 일상생활을 점령한 팬데믹도 이 같은 분위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만큼 실수요자 대부분이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분양 홍보를 하는 '길거리 호객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합니다. 고가 하이엔드 주거상품이나 수익형 부동산 등을 대상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다시 길거리에서 전단과 물티슈, 행주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지하철 교대역 출입구 인근에서도 선캡과 토시로 중무장한 7명의 아주머니가 양손 가득 새 분양 아파트 홍보물을 들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장면을 맞닥뜨렸습니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팔을 붙들며, "이것 좀 받고 얘기 잠시만 듣고 가", "여기 좋은 아파트야. 선물 많이 주니까 둘러보고 가" 영업용 멘트를 연신 날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네요.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던 저 역시 붙잡혔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를 잡으며 "언니, 나 한 번만 도와줘"라는 말에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6년 넘게 분양관련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베테랑 40대 A씨는 이런 호객 마케팅은 최종적으론 홍보관에 끌어오는 목적도 있지만, 주변 시선을 끌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길거리 호객을 통해 홍보관 또는 모델하우스에 손님을 모셔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뿐만 아니라 다수의 호객 요원을 배치해 동네 주민이라든지 인근 직장인들의 시선을 끄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사실 부동산 투자는 무조건 개인의 의지가 있어야만 이뤄진다. 젊은 수요층은 대다수 무관심하고 길거리 호객에 무감각하다"며 "그러나 일부 자금력을 갖추거나 부동산에 관심이 큰 중장년층의 경우 홍보물이나 전단을 받으러 먼저 다가오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일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상품을 위한 길거리 홍보에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모시는 '특별한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직접 대면하면서 강력하게 어필을 해야 하므로 연륜이 있으신 분들을 모시는 것이 분양업계 관례라고 하네요.
A씨는 "우선 데스크 분양 상담사와 달리 길거리 호객을 위해선 연륜과 경력 있는 베테랑이 선호된다"며 "지나다니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할 때도 상처받지 않아야 해 보통 전단을 배포한 짬이 있는 아주머니들을 많이 고용한다"고 말합니다.
이어 "개중에 잘하시는 분들은 눈만 마주치고 정신을 차려 보면 홍보관이나 견본 주택에 가 있는 예도 있다"며 "사실 100명, 1000명을 대상으로 호객해 1명이라도 얻어걸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같은 분양 마케팅 방식을 선택한다. 부동산은 워낙 거금이 들어가는 소비니 이렇게 해서 하나라도 팔면 남는 장사"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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