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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요즘 왜 이래?"…연일 세계 첫 기록 쓴 메모리 기술력 [유미의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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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D램서 세계 최고 용량·최고 속도 연일 강조…낸드서도 업계 첫 300단 이상 개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SK하이닉스가 연일 '초격차 기술'을 뽐내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고성능 D램인 LPDDR5X(Low Power Double Data Rate 5 eXtended)의 24GB(기가바이트) 패키지를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해당 고객사는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24GB LPDDR5X 모바일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4GB LPDDR5X 모바일 D램 [사진=SK하이닉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LPDDR5X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LPDDR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D램 규격으로, 전력 소모량을 최소하하기 위해 저전압 동작 특성을 갖고 있다. 규격명에 LP(Low Power)가 붙으며 최신 규격은 LPDDR 7세대(5X)로, 1-2-3-4-4X-5-5X 순으로 개발된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중 처음으로 24GB까지 용량을 높인 패키지를 개발해 이번에 오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첫 납품했다.

SK하이닉스는 "LPDDR5X 24GB 패키지에 HKMG(High-K Metal Gate) 공정을 도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 구현해낼 수 있었다"며 "이번에 현존 유일의 24GB 고용량 패키지를 자사 모바일용 D램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앞으로 고객 요구에 훨씬 폭넓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HKMG(High-K 메탈게이트)는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 절연막에 사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용량을 개선할 수 있다.

LPDDR5X 24GB 패키지는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가 정한 최저 전압 기준 범위인 1.01~1.12V(볼트)에서 작동한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68GB로, 이는 FHD(Full-HD)급 영화 13편을 1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이번 발표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OPPO)에 신제품을 양산해 납품했다. 오포는 이를 자사 최신 플래그십(Flagship) 스마트폰인 '원플러스 에이스 2 프로(Oneplus Ace 2 Pro)'에 탑재해 지난 10일 출시했다.

루이스 리(Louis Li) 오포 마케팅부문 부사장은 "SK하이닉스로부터 적기에 24GB LPDDR5X를 공급 받아 세계 최고 용량의 D램을 채용한 스마트폰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게 됐다"며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길어진 배터리 사용 시간은 물론, 최적의 멀티태스킹 환경을 신규 스마트폰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LPDDR5T의 제품 모습.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LPDDR5T의 제품 모습.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전날에도 모바일 D램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선보여 시장을 놀래켰다. 8세대 LPDDR6가 공식 출시되기 전임에도 지난 1월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자체 명명 제품 'LPDDR5T'를 개발해 고객사인 대만 미디어텍의 인증을 진행한 것이다.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개발한 현존 최고속 모바일용 D램으로, 동작 속도는 전작인 LPDDR5X 대비 13% 빨라진 9.6Gbps다. SK하이닉스는 최고속도를 구현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규격명인 LPDDR5 뒤에 '터보(Turbo)'를 붙여 제품명을 자체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D램 동작속도는 최대 8.5Gbps다.

업계 관계자는 "1Gbps 차이는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경우 초당 4GB(기가바이트)의 고화질 영화 2편을 더 처리할 수 있는 속도"라며 "8.5Gbps가 최고 속도인 삼성전자의 제품에 비해 속도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상당히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그동안 9.6Gbps 동작 속도는 2026년 이후 출시 예정인 LPDDR6에서 구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선보인 LPDDR5의 확장 버전인 LPDDR5T가 연내 양산이 시작되면 시기를 3년이나 앞당기게 된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IT 산업 전 영역에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바일 기기 외에도 PC, 서버, 고성능 컴퓨팅(HPC), 오토모티브(Automotive) 등으로 자사 LPDDR 제품의 사용처가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성능의 제품을 선도적으로 공급, 탄탄한 기술 리더십으로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FMS 2023'에서 공개한 세계 최고층 321단 4D 낸드 개발 샘플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FMS 2023'에서 공개한 세계 최고층 321단 4D 낸드 개발 샘플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서도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경쟁사들을 긴장시켰다. 특히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 FMS) 2023'에선 321단 1Tb(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의 샘플을 전시해 주목 받았다.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Single Level Cell, 1개)-MLC(Multi Level Cell, 2개)-TLC(Triple Level Cell, 3개)-QLC(Quadruple Level Cell, 4개)-PLC(Penta Level Cell, 5개) 등으로 규격이 나뉘는데,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메모리 업계에서 300단 이상 낸드의 구체적인 개발 경과를 공개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양산 중인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21단 낸드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적층 한계를 다시 한 번 돌파해 SK하이닉스가 300단대 낸드 시대를 열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21단 1Tb TLC 낸드는 이전 세대인 238단 512Gb(기가비트) 대비 생산성이 59% 높아졌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더 높은 단수로 적층, 한 개의 칩으로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체 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담당 부사장은 행사 기조연설에서 "자사는 4D 낸드 5세대 321단 제품을 개발해 낸드 기술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AI 시대가 요구하는 고성능, 고용량 낸드를 시장에 주도적으로 선보이며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신기술로 삼성전자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지난 5월에는 업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플래시 양산에도 돌입했다. 이전까지는 낸드플래시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236단,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한 232단 낸드플래시가 세계 최고층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3월에야 218단 낸드를 공동으로 개발했고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4D 구조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PUC(Peri Under Cell)'이라는 기술을 도입했는데, 이는 낸드의 정보 저장 단위인 셀(Cell) 아래에 회로를 집어넣어 공간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셀을 수직으로, 수평으로도 더 많이 집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진행 중임을 공식화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삼성전자는 일단 지난해 10월 236단으로 알려진 '1Tb TLC(Triple Level Cell) 8세대 V낸드'의 양산을 공식화 한 바 있다. 또 오는 2024년에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천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고밀도 제품 개발을 위한 '적층 기술'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수직 구조 낸드를 2013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왔지만, 최근 들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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