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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김상철 비자금 의혹에도 빗썸, '아로와나' 늑장 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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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으로 비자금 조성했다는 논란 1년 10개월 만에
오는 28일 상장폐지…일반 투자자 손실 위험 방치 논란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빗썸이 상장 이후 줄곧 마켓 메이킹(MM·시세조종)과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쓰였다는 의심을 받은 '아로와나토큰'을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문제가 불거진 지 1년 10개월만으로, 그간 거래가 이뤄지도록 두면서 투자자들을 손실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공지사항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유의 종목 지정 정책에 따라 아로와나토큰 거래지원을 오는 28일 오후 3시에 종료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빗썸과 한글과컴퓨터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빗썸과 한글과컴퓨터 로고. [사진=아이뉴스24 DB]

아로와나토큰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는 전 세계 시장을 통틀어 빗썸을 포함해 단 3곳이다. 그중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만 총 90% 이상의 거래가 이뤄져 온 전형적인 김치 코인이다.

아로와나토큰은 지난 2021년 4월 빗썸에 상장 직후 10만% 이상 올라 시세 조종 의혹을 받아왔다. 최초가 50원이던 아로와나토큰 가격은 30여 분 만에 5만3천8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김 회장이 아로와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빗썸은 그해 10월 한 차례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빗썸은 당시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항에 대한 언론보도가 확인돼 해당 내용을 재단과 확인하겠다"고 했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의 아로와나 의혹을 제기했으나, 한컴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빗썸도 재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의 종목을 해제하고, 다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후에도 아로와나토큰은 계속 업계 안팎의 논란거리였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 회장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한컴 본사를 압수수색을 했다. 지난달에는 김 회장과 최측근인 비서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여전히 아로와나토큰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빗썸도 아로와나토큰 비위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계속 받고 있다. 특히 빗썸 고위 임원의 지시로 반나절 만에 상장했고, 상장일을 협의해 시세조종이 가능하게 했다는 의혹이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출석하진 않았지만, 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의장이 증인으로 불리고 이면계약 정황과 녹취록이 공개되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끝내 빗썸은 지난달 28일 아로와나토큰을 유의 종목으로 재지정한 뒤, 기간 연장 없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결국 거래 지원 종료를 할 공산이 큰데도 일반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사고팔도록 방치한 셈이다.

다만 빗썸은 아로와나토큰과 김상철 한컴 회장의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도 이와는 무관하게 '사업성' 등을 따져본 결과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빗썸은 "아로와나 재단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재단의 개발·사업 진행 명세, 객관적인 사업 성과에 대한 확인이 어려웠다"며 "향후 개선안 등이 불충분하고, 자사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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