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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도 안 맞아"…내 집 마련 두고 '동상이몽' [현장 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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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평' 매입하자는 아내 vs '직주근접 대형아파트' 사자는 남편
'파주 아파트 매입' 의사 내비친 예비 신랑에 '결사반대' 예비 신부도
"자산가치 상승이냐, 여력 되는 수준에서 최상의 선택이냐 갈려"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무리해서 서울권역을 고수해 매수하냐, 여력이 되는 수준에서 주거지를 옮겨 매입하냐, 수요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리고 있어요. 특히, 요즘 집 보러 오는 부부들 사이에서도 내 집 마련을 앞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달라지는 거죠."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마지막 주(7월 3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서울(0.07%→0.09%)은 급매물 소진 이후 매도호가가 오르며 거래는 활발하지 않으나, 지역 내 선호단지와 정비사업 기대심리가 있는 지역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해 간헐적 상승 거래가 지속됐습니다. 경기권은 일부 지역에선 매물이 쌓이며 하락 중이나, 정주 여건이 양호하고 역세권 입지를 갖춘 과천, 화성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서울 집값 상승 신호탄이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반등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의 매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 집 마련에 단독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부부의 경우 '어디에 집을 사야 할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옛말에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는데요, 일생일대의 가장 큰 소비를 앞두고 '동상이몽'인 부부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입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2년 전 결혼한 A씨 부부는 아내의 직장과 가깝고 남편 회사 통근 버스가 정차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일원 E아파트에 전셋집을 마련했습니다. 전세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남편 A씨는 직장과 가까운 큰 평형대의 아파트를 매수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꺼냈는데요, 아내 B씨가 결사반대한다고 하네요.

아내 B씨의 입장은 이렇다고 합니다. 현재 전세로 거주하는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11억원대에 매물 2건이 실거래, 순수 보증금 기준 동일면적대 전셋값은 6~7억원인데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의 매입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B씨는 "어떻게든 지금 서울 아파트를 사야 한다"며 "자녀의 교육환경은 물론, 실거주뿐만 아니라 투자 측면에서도 서울 아파트를 대체할 부동산은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편 A씨는 "직장 인근 대형사의 브랜드 단지 동일면적대 매매가격은 현재 거주하는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수준"이라며 "현재 전셋집 면적대 매수가격으로는 경기 화성 일대 대형면적대 매입이 가능하다. 인프라도 나쁘지 않고 훨씬 더 큰 집에서 살 수 있는데,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매수 적기만 놓칠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A씨가 눈여겨보고 있는 경기 화성 일원 P단지 전용 84㎡는 올해 2월과 4월 5억 중반대에서 6억 초반대에 5건의 실거래가 이뤄졌습니다. P단지와 맞닿은 L단지의 경우 평형이 다양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집니다. 가장 큰 면적대인 전용 129㎡의 경우 지난달 8억8천만원, 8억7천9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오는 11월 결혼을 앞둔 30대 맞벌이 C씨 부부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예비 신랑 C씨는 파주에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요, 직장과 가까운 H아파트 전용 84㎡ 전셋집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전세금은 3억5천만원입니다. C씨는 신혼집으로 현재 거주하는 전셋집을 매입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달 6억5천만원(10층)에 팔렸네요.

그러나 예비 신부 D씨는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파주 운정~서울역~삼성역~동탄)이 오는 2024년 개통되는 것을 고려해 서울역 인근 소형 아파트 전세로 거주하다 매수를 검토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동시에 파주 아파트 매입을 완강히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D씨가 마음에 두고 있는 용산구 내 X아파트 전용 59㎡ 전셋값은 4억 중후반대에서 5억 중반대로, 예비 신랑이 매수하고 싶어 하는 파주 아파트의 매매가보다 조금 낮은 수준입니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달 12억6천만원에 중개 거래됐습니다.

C씨는 "아내가 파주 아파트 매입을 반대해 고민된다"며 "우선 두 지역 임장을 다니면서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릴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 반등세에 젊은 층 위주로 부동산을 많이 찾는다. 실제 부부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집을 보러오면 서울 소형이냐 수도권 대형이냐, 서울 전세냐 수도권 매수냐 등 의견이 갈린다"며 "옛날만 해도 집안 대소사 특히 집을 사고팔고는 한쪽이 많이 결정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대다수 맞벌이를 하고 있고, 부동산 정보나 지식 습득도 빠르고 각자가 보는 시선도 달라 조율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합니다.

한편,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2030 세대가 많이 늘어난 영향에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청약 당첨 비율은 6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청약뿐만 아니라 30대의 아파트 매입 증가세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올해 1분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0.9%(전체 6천681건 중 2천63건)로, 지난해 4분기(22.7%)보다 8%포인트 올라, 지난해 1분기(3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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