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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적자 났는데 성과급?"…삼성·SK, 반도체 인력에 특별 대우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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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兆 단위 적자에도 격려금 지급…반도체 인재 쟁탈전 속 직원 사기 진작 나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동안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파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성과급 성격인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적자 상황으로 '생산성 격려금(PI·Productivity Incentive)'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특별 격려금 차원의 성과급을 주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상반기 6兆 적자 속 전 직원엔 '격려금'

PI는 SK하이닉스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최대 기본급 10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으로, 반기별로 세운 경영 계획이나 생산량 목표치 등을 달성한 정도에 따라 지급률이 결정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성과급 성격인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성과급 성격인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사진=SK하이닉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호실적을 이루면서 최대치 100%의 PI를 지급했고, 같은 해 4분기에 영업손실이 1조7천억원가량 발생했음에도 3분기에 영업이익 1조6천556억원을 기록한 덕분에 하반기 PI로 100%를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조4천23억원, 2조8천82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상반기 PI 지급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한파가 이어지면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해 자금 사정이 나빠진 탓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일 반도체 공장 정수 시설인 수처리센터를 SK리츠에 매각해 1조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측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정액 방식으로 전 직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격려금은 오는 3일 사측과 전임직노조의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투표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오는 10일 지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8兆 적자에도 CE와 성과급 '동일'…TAI 비율은 '반토막'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도 SK하이닉스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올 상반기 동안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비율을 다른 사업부와 비슷하게 책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일 주요 사업부별로 TAI 비율을 지급했는데, DS부문의 경우 메모리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모두에게 월 기본급의 25%를 줬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실적과 시장 점유율 등을 바탕으로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평택캠퍼스 내부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평택캠퍼스 내부 도로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TAI 제도가 시행된 2015년 이후 DS부문은 대부분 최대 수준인 기본급의 100%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DS부문은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성과급이 50%로 줄어든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5%로 반토막 났다. 이는 지난 1분기 4조5천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4조3천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두 분기 연속 적자로 상반기 누적 적자는 8조9천4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DS부문이 올 상반기 동안 수 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예상보다 높은 TAI 비율이 책정되자 불만을 드러냈다. '반도체 한파' 등의 여파로 매출이 하락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도 줄어든 상황인 만큼 DS부문에 책정된 TAI 비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파운드리의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5.8%에서 올해 1분기 12.4%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4억4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4분기(53억9천100만 달러)보다 36.1% 줄었다. 1위인 TSMC와의 올해 1분기 점유율 격차는 3.4%p(포인트) 더 벌어졌다. 지난해 초부터 TSMC에 고객사를 많이 빼앗긴 탓에 2분기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는데, 결국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TSMC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메모리 반도체 역시 2분기부터 공식적으로 감산을 선언했을 만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월 평균 D램 생산량은 7월 들어 웨이퍼 기준 62만 장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월 평균 71만 장과 비교해 12% 이상 줄어든 규모로, 삼성전자의 월 평균 D램 웨이퍼 생산량이 62만 장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DS부문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생활가전·네트워크사업부와 동일하게 TAI 비율을 월 기본급의 25%로 책정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 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말 적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분기에는 전년 대비 약 2배 늘어난 7천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LG전자를 넘어섰다.

이처럼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가 적자 행진 속에서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각에선 반도체 업계의 인재 쟁탈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미국 내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반도체 기업에서 경력직을 대상으로 인력 쟁탈전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에 투입될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TSMC가 전문 인력 부족을 이유로 최근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가동을 연기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 인력에 비해 반도체 산업 확대 속도가 너무 빨라 국내뿐 아니라 각국에서도 인재 확보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다"며 "고질적인 반도체 인력난 속에서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격려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이처럼 성과급을 지급하는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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